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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관 -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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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우리가 혁명이 됩시다! / 황규관

우리가 혁명이 됩시다! 부정과 협잡으로 얼룩진 시간이었습니다 퇴락과 원한이 도도한 시간이었습니다 강을 막아 해 먹고, 납품 비리로 해 먹고, 뇌물 받아 해 먹고, 설계도면 바꿔서 해 먹고 여기서 한 움큼, 저기서...

김해자·황규관·김수상 시인과 함께하는 시민 글쓰기 강좌

오는 17일부터 시민 글쓰기 강좌 ‘삶의 기록- 르포문학’이 대구공익활동지원센터 2층 상상마당에서 열린다. 대구참여연대 글쓰기모임 '작당(作黨)'이 주최한 이번 강좌는 시인들이 르포문학에 대한 이해와 실전을 강의한다. 1강(17일)은...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끝) 거대한 뿌리

거대한 뿌리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7) 세계일주

세계일주 그대의 길은 잘못된 길이다 ―세계일주를 하고 온 길은 잘못된 길이다 ―세계일주를 떠났다는 것이 잘못된 길이다 너무나 잘못된 길이다 너무나 많은 잘못된 나라다 그 죄과(罪過)를 그 방대한 21개국의 지도를 그대는 선물로...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6) 꽃잎1

꽃잎1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줄 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5) 풍뎅이

풍뎅이 너의 앞에서는 우둔한 얼굴을 하고 있어도 좋다 백년이나 천년이 결코 긴 세월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사랑의 테두리 속에 끼여 있기 때문이 아니리라 추한 나의 발밑에서 풍뎅이처럼 너는...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4) 달나라의 장난

달나라의 장난 팽이가 돈다 어린아해이고 어른이고 살아가는 것이 신기로워 물끄러미 보고 있기를 좋아하는 나의 너무 큰 눈 앞에서 아해가 팽이를 돌린다 살림을 사는 아해들도 아름다웁듯이 노는 아해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 손님으로...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3) 서시

서시 김수영 나는 너무나 많은 첨단의 노래만을 불러왔다 나는 정지의 미에 너무나 등한하였다 나무여 영혼이여 가벼운 참새같이 나는 잠시 너의 흉하지 않은 가지 위에 피곤한 몸을 앉힌다 성장(成長)은 소크라테스 이후의 모든...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2) 백지에서부터

백지에서부터 하얀 종이가 옥색으로 노란 하드롱지가 이 세상에는 없는 빛으로 변할 만큼 밝다 시간이 나비모양으로 이 줄에서 저 줄로 춤을 추고 그 사이로 4월의 햇빛이 떨어졌다 이런 때면 매년 이맘때쯤 듣는 병아리...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1) 육법전서와 혁명

육법전서와 혁명 기성 육법전서를 기준으로 하고 혁명을 바라는 자는 바보다 혁명이란 방법부터가 혁명적이어야 할 터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개수작이냐 불쌍한 백성들아 불쌍한 것은 그대들뿐이다 최소한도로 자유당이 감행한 정도의 불법을 혁명정부가 구육법전서를 떠나서 합법적으로 불법을...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10) 눈

눈 요 시인 이제 저항시는 방해로소이다 이제 영원히 방해로소이다 저 펄 펄 내리는 눈송이를 보시오 저 산허리를 돌아서 너무나도 좋아서 하늘을 묶는 허리띠모양으로 맴을 도는 눈송이를 보시오 요 시인 용감한 시인 ―소용없소이다 산 너머 민중이라고 산 너머 민중이라고 하여둡시다 민중은 영원히 앞서 있소이다 웃음이 나오더라도 눈 내리는 날에는 손을...

[황규관의 김수영-되기] (9) 꽃잎 3

꽃잎 3 순자야 너는 꽃과 더워져가는 화원의 초록빛과 초록빛의 너무나 빠른 변화에 놀라 잠시 찾아오기를 그친 벌과 나비의 소식을 완성하고 우주의 완성을 건 한 자(字)의 생명의 귀추를 지연시키고 소녀가 무엇인지를 소녀는 나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