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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이사회 초호화 출장’ 논란이 불거진 포스코에서 회장 선출 과정의 공정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에 소속된 사외이사들이 지난해 8월 최정우 회장 등과 캐나다에서 5박 7일간 약 6억 8,000만 원을 들인 이사회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차기 회장에 입후보하지는 않았지만, 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포스코홀딩스 회장은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후추위가 자체 평가를 거쳐 이사회에 후보 1명을 추천하고,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되는 방식이다. 후추위는 현재까지 6차 회의를 거쳐 18명의 후보자를 추린 상태며, 24일 7차 회의에서는 18명의 후보자에 대한 CEO후보추천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좀더 압축된 후보자 리스트를 결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후추위 소속 사외이사들이 논란이 된 출장에 최 회장과 동행한 데다, 해당 출장으로 경찰에 입건도 된 만큼 후보 선정 과정에서 배제돼야 한다는 지역사회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포항참여연대는 “최정우 회장 시절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람들이 제대로 후보를 검증할지 의문”이라며 “최 회장이 지지하는 사람으로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한 선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불통 경영을 타파하기 위해 포스코 회장 선출시 공모제를 채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포스코노동조합은 호화 출장 논란에 대해 “최 회장이 배임 혐의와 관련해 성실히 소명하겠다는 입장만 조합에 밝혔다. 사실이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경영진으로 인해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다.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포스코자주노동조합에서는 “후추위는 공정성을 잃었고 시작부터 잘못됐다. 투명하고 공정한 선임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며 “접대성 이사회 의혹을 벗기 위해서는 누가 봐도 공정하고 합당한 인물이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후추위는 현행대로 후보자 선정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후추위는 “위원 모두가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겸허한 자세로 지적을 받아들인다”라면서도 “훌륭한 후보를 회장으로 선출하는 일을 가장 중요한 당면과제로 삼고 있다. 막중한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 후추위의 최우선 책임”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 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원, 사외이사 등 16명은 지난해 8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이사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5박 7일 동안 총 6억 8,000만 원을 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비용은 고급 식사와 주류비, 관광, 전세기 이용 등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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