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현습지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위 부결···환경단체 반발

대구환경청 환경영향평가 관계자에 항의서한도 전달

18:30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지방환경청이 금호강 팔현습지 보도교 사업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열었으나 안건을 부결했다. 전문위원회 심의결과 참석위원 과반수 이상이 거짓·부실하지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환경단체는 결과에 반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환경청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 대구 금호강 팔현습지 일대

20일 오후 대구환경청은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사업’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환경보전방안 포함)에 대해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를 개최했다. (관련기사=대구환경청, 팔현습지 보도교 논란에 거짓부실검토위원회 열기로(‘23.09.25))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지조사에서 법종보호종 3종만 확인된 것과 달리 대구환경운동연합 조사에서 9종의 멸종위기종이 발견돼 전문위원회 개최 요구에 따른 것이다. 대구환경청은 `협의기관, 변호사, 교수, 환경 관련 공단 및 연구기관, 관계기관 등` 9명으로 전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안을 검토했다. 위원회 심의 결과 참석위원 과반수 이상이 거짓·부실하지 않다고 의견을 제시했고, ‘부결’ 됐다.

대구환경청은 보도자료에서 “전문위원들은 법정보호종 출현에 시간·계절적인 차이가 있을 수 있고, 현장조사 당시 법령에서 정한 관련 전문가의 통상적인 주의 의무를 위반할 정도 등의 거짓 또는 부실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같이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시민단체 연대회의, 낙동강 네트워크는 대구 달서구 대구환경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위원회 결과를 규탄했다.

▲ 21일 오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시민단체 연대회의, 낙동강 네트워크는 대구 달서구 대구환경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위원회 결과를 규탄했다.

이들은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에 면죄부를 주는 행위로, 대구환경청이 귀찮은 민원 대응 차원에서 절차적 요식행위를 했다”며 “환경부(낙동강유역환경청) 사업을 환경부(대구환경청)이 심의하는 이상한 구조하에서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것이 순진했다. 팔현습지를 지키기 위해 공사중지 가처분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했다.

금호강 팔현습지 등에서 청소년들과 예술행동에 나섰던 ‘금호강 디디다’에서 음악 분야 예술가로 활동한 서민기 씨는 “팔현습지의 숲으로 들어갈수록 도시 소음은 사라지고 풀벌레 소리와 하늘 높이 뻗은 나뭇가지, 무성하게 자란 이름 모를 풀들과 햇살을 만날 수 있다. 하식애 절벽의 수리부엉이 등 여러 생명들과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이런 팔현습지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대구환경청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면서 전문위원회 결과를 성토했다. 환경단체 측은 “심의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 위원회 명단을 공개하거나, 참가자 정보를 제외하고 회의록을 공개하라. 그것도 안되면 신뢰할만한 위원이 참여한 전문위원회 재심위가 필요하다”며 “법종보호종은 환경부에서 정해서 보호하겠다는 것인데, 법정보호종 발견에도 환경부가 공사를 하겠다는 것을 어떻게 납득을 해야하는가”라며 대구환경청 관계자에게 따졌다.

대구환경청 환경영향평가 관계자는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전문위원회 위원들이 선임됐고, 위원들이 공정하게 판단했다. 비밀유지 의무 때문에 자세한 회의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 (전문위원회) 재심의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항의서한은 청장님께 전달드리겠다”고 답했다.

▲ 21일 오전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시민단체 연대회의, 낙동강 네트워크는 대구 달서구 대구환경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문위원회 결과를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대구환경청을 방문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면서 전문위원회 결과에 대해 관계자에게 직접 성토하기도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