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요구 문제제기한 구의원에게 막말한 수성문화재단 대표

수성구의회 행정사무감사서 지적···공정 채용 위한 규정 마련도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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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의원이 요청한 자료 제출에 불성실했다는 지적을 받는 수성문화재단에서 이번에는 의원에 대한 막말 논란이 제기됐다. 정대현 수성구의원(더불어민주당, 범어1·4, 황금1·2동)과 배선주 재단 대표이사 간 통화 도중 대표가 의원에게 고성과 욕설을 했다는 논란이다. 정 의원은 배 대표 사퇴를 촉구했고 배 대표는 언성을 높인 점에 대해 사과했다. 수성구의회에서는 배 대표에게 성실한 자료 제출과 징계를 받은 인물에 대한 채용 관련 인사 규정을 정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앞서 정 의원은 대구문화재단 근무 시절 직장 내 괴롭힘으로 중징계를 받은 인물이 퇴직 후 수성문화재단에 채용됐다는 <영남일보> 보도를 확인하고자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나 세부적인 내용을 받지 못했다. 채용 관련 구체적인 자료는 개인정보보호법 등의 사유로 제출할 수 없다는 이유다. 지난 15일 정 의원은 수성구의회 제259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구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권 보장을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17일 배 대표가 정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 도중 배 대표가 언성을 높였다. 정 의원의 언론 인터뷰 내용이 사실관계가 다르며, 이 때문에 재단이 부적절한 비난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항의했다. 정 의원은 이 과정에서 배 대표가 부적절한 욕설도 했다고 설명한다.

20일 오후 1시 20분 정 의원은 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배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정 의원은 “채용 절차가 공정했는지 확인하려 했다. 채용된 직원과 배 대표는 과거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어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징계받은 경력자에 대한 채용 절차 확인은 의원의 당연한 의무다. 선출직 의원에게 반말과 막말을 하는 것은 의회와 주민을 모두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정대현 수성구의원(가운데)이 배선주 수성문화재단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배 대표는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채용 절차와 별도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적정성을 따져본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자료는 의원에게 제출할 경우 언론사에 유출될 우려가 있어, 법률 검토 끝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수성구의회 사회복지위 행정사무감사에 출석해 반말과 고성에 대해서는 사과했지만, 욕설에 대해선 기자에게 별도로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배 대표는 “(정 의원의 언론 인터뷰 중) 사실관계와 다른 부분이 있었다. 정확하게 파악 안 하고 얘기해서 화가 났다. 화를 낸 건 죄송하다”고 말했다.

채용 특혜 논란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 마련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경민 수성구의원(국민의힘, 수성1, 2·3, 4, 중, 상, 두산동)은 “모자이크 처리라도 해서 주는 식으로 소통이 됐으면 이런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갑질하신 분이 채용된 것에 특혜 의혹이 있느냐, 그리고 앞으로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채용 절차를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징계와 관련된 내용이 (심사 과정에서) 심사 위원에게 참고될 수 있는 형태로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감사에서는 수성문화재단과 관련해 도서관 운영위원 축소 적정성, 도서관 어린이 유해 도서 비치 문제 등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20일 오후 2시 수성문화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정대현 의원이 배선주 수성문화재단 대표에게 질문하고 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