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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건 돈이 없어서 신청사를 못 짓는다고 했는데, 홍 시장님이 공약을 1년에 5,000억 원을 갚겠다고 했다. 1년만 늦추면 그 돈으로 청사 짓고도 남는다. 십수 년의 갈등을 숙의 민주주의로 시민이 결정한 신청사다. 대구 민주주의의 상징이고 대구 균형발전의 거점이기도 하다. 이 부분을 잘 이어서 마무리 했으면 한다. 제가 국회의원 되면 그 일 도울 거다.”
내년 총선 대구 달서구병 출마를 공식화한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재정 부족을 이유로 신청사 건립이 어렵다는 홍준표 시장의 주장을 존중하지만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청사 건립 재정 역시 홍 시장이 내놓은 연간 5,000억 채무 감축 목표를 1년만 미루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유휴부지 매각 계획에 대해서도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권 전 시장은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와 간담회에서 “빚 갚는 것을 어떤 시정보다 우선순위로 하는 것,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모든 시장이 그런 철학으로 하진 않는다. 저는 지난 8년 빚을 늘리지 않고도 하고 싶은 일은 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시 부채가 지금 2조 원 조금 넘는다. 비율로 따지면 19% 정도다. 대구시가 대구시를 운영하는 데 문제가 있을 정도로 많은 건 아니”라며 “2014년에 시장 취임할 때도 2조 원 정도였다. 비율은 28%였다. 28%는 높은거다. 25%가 넘어가면 재정 위기 주의 도시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빚을 갚으면서 하고 싶은 일은 다 했다”고 설명했다.
또 “세계가스총회를 앞두고 김범일 전임 시장께서 제2엑스코 건립을 약속했다. 건립을 하지 않으면 가스총회를 반납해야 했다. 2년 만에 2,800억을 빚내지 않고 지었다”며 “5+1 신산업도 육성했고, KTX 역사도 만들고 4차 순환도로도 8년 동안 개통했다. 이렇게 하면서도 빚은 빚대로 갚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처음 인수받을 때보다 절대량은 늘었는데, 그건 공원일몰제 때문에 도심 공원이 모두 해제되어서 우리 시민들 허파 같은 공원을 잃을 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빚을 내서라도 지켜야 한다고 해서 2020년, 2021년에 4,400억 원을 빚을 내 지킨거다. 그때 조금 늘었다. 비율은 28%에서 19%까지 떨어뜨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홍 시장 취임 후 1년 동안 상하수도회전기금 2,000억 원, 인재양성기금, 체육진흥기금 등 8개 기금을 해제했다. 일부는 빚 변제에 썼고, 일부는 부족한 예산 충당에 썼다. 그렇다고 해서 홍 시장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안 주려고 해제한 게 아니고, 낡은 하수도관을 교체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시장 철학에 따라 쓰고, 필요할 때 예산으로 하겠다는 거다”라고 홍 시장이 용도와 달리 기금을 활용하는 것도 평했다.
이어 “5개 부지를 매각해서 신청사 건립을 하겠다는 건 시장님께서 얼마든지 시의회와 시민 동의 받아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계속 시장을 했다면 저는 그런 방식으로 만들기보다 다른 예산을 쪼개고 아껴서 신청사 건립에 썼을거다. 땅은 땅대로 남기고. 그러나 유휴부지를 매각해서 재원 조달하겠다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시장마다 철학이 다르다. 홍 시장께서 빚이 있으면 안 된다고 해서 빚을 갚겠다는 시정 철학을 가진 걸 탓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계속했으면 경제도 어렵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을 때, 공공 재정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운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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