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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오후 6시 30분, 3년 전 쿠팡 대구2센터(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과로사한 故 장덕준 씨 3주기 추모문화제가 서울 잠실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다. 2020년 10월 12일,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던 27세 노동자 故 장덕준 씨가 심근경색으로 사망했고, 근로복지공단은 이듬해 2월 장 씨의 사망을 산재로 인정했다. 유가족은 쿠팡에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왔다. (관련기사=“아직 덕준이 친구들이 있다”, 쿠팡이 마지막 일터 된 아들의 이야기(‘22.08.25.))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쿠팡대책위)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에 사과와 배상,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하기 위해 추모문화제를 준비했다”며 “근로복지공단 조사결과 고인은 3개월간 평균 58시간 38분을 일했고, 사망 당시 근육이 급성으로 파괴될 정도로 노동강도가 높았다. 그러나 쿠팡은 사과는커녕 지난해 유가족에게, 일방적으로 논의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추모문화제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김혜진 쿠팡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은 여러차례 진행했지만 추모제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쿠팡의 산재 승인 건수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故 장덕준 씨의 사망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는 걸 막아서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하는 마음이다. 이번 추모제는 쿠팡의 현장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족들이 지난 3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은 진행 중이다. 故 장덕준 씨 어머니 박미숙 씨는 <뉴스민>과 통화에서 “덕준이 사망 직후 장례를 치를 때, 우리 잘못으로 아이가 사고를 당했다는 죄책감 때문에 쓸쓸하게 보냈다. 이번 3주기 추모제를 통해 위로를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주최 측의) 제안이 고마웠다”고 전했다.
소송에 대해선 “쿠팡은 덕준이가 낮은 강도의 단순노동을 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들은 잘하고 있고, 안전한 기업이라는 점만 강조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여전히 휴게시간이나, 냉난방 시설 등 쿠팡 안에서의 노동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추모문화제와 함께 추모위원회 모집도 진행된다. 추모위원회 참여를 원한다면 이 링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