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참여연대, “대구 지방의원 불법계약 전면 감사해야”

권경숙 중구의원, 지방계약법 위반 의혹
권, "당시 구청 거래 인쇄소 문 닫거나, 신입 직원이라 몰랐다고 들어"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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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구참여연대가 “지방의원의 불법 계약이 만연하다”며 대구시에 전면적 감사를 촉구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제보를 바탕으로 권경숙 대구 중구의원(국민의힘, 동인·삼덕·성내1·남산1·대봉1·2동)의 비리 의혹을 공개했고, 권 의원은 전면 부인했다. 중구의회는 지난해부터 내분과 불법 수의계약 관련 논란이 이어지면서 안팎이 계속해서 시끄러운 상황이다. 중구의회에선 배태숙 의원(국민의힘, 비례)이 유령회사를 내세워 중구와 수의계약을 한 일로 30일 출석 정지 징계를 받았고, 경찰은 해당 문제를 수사 중이다. (관련기사=대구 시민단체, ‘유령회사’ 배태숙 중구의원 경찰 고발(‘23.08.10.))

▲대구 중구의회는 지난해부터 내분과 불법 수의계약 관련 논란이 이어지면서 안팎이 시끄럽다. (사진=대구 중구의회)

대구참여연대가 제보받은 내용에 따르면 권 의원은 지난 2019년 8대 중구의회 부의장 임기 당시 중구와 두 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10월 11일 도시재생 홍보물 제작(87만 원), 2019년 11월 26일 도시환경개선사업 관련 출력·현황판 제작(77만 원) 두 건이다. 대구참여연대는 ‘지방의원은 그 지방자치단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고 명시한 지방계약법 제33조(입찰 및 계약체결의 제한) 1항을 위반한 거라 짚었다.

또 권 의원은 2020년 중구의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을 신청해 구청으로부터 150만 원을 지원 받았다. 대구참여연대는 “구민 대상 사업이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의원이 그 사업에 지원하여 사업비를 받은 것은 의원 신분을 이용해 본인은 혜택을 받고, 구민에게는 참여 기회와 수혜 기회를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권 의원은 해당 의혹을 전부 부인했다. 권 의원은 <뉴스민>에 “전혀 몰랐던 사안”이라며 “(문제가 제기된 후) 당시 인쇄를 한 구청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물어보니 ‘거래하던 근처 인쇄업체가 문을 닫아서 간 것’, ‘당시 신입이라 의원 업체인지 몰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현재 입장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에 대해선 “개인 명의로 한 거라 문제가 없다고 알고 있다. 세입자가 원해서 하게 됐다. 권장 사업인데 신청자가 별로 없다고 들어 100만 원 가량 자부담까지 들여가며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중구 교통과에 따르면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은 2003년 시작된 사업으로 신청이 저조해 매해 1개 사업이 진행되는 수준이다. 교통과 관계자는 “2020년 권 의원이 개인 명의로 ‘내 집 주차장 갖기’ 사업에 신청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사업자가 아닌 개인이 신청했기 때문에 참여연대에서 문제 삼는 지방계약법 제33조 위반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권 의원이 신청함으로써 다른 사람이 혜택을 못 받은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이 담당자는 “신청이 저조한 사업이기 때문에 틀린 말이다. 해당 연도에도 신청은 몇 건 있었지만 대부분 중간에 취소해서 실제 공사까지 완료한 건 권 의원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권 의원은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와 중구청이 2019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12차례에 걸쳐 650여만 원의 수의계약을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 지방계약법 제33조 2항에 따를면 지방의회 의원 또는 그 배우자의 직계 존속·비속 등이 운영하는 회사는 해당 지자체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

중구 홍보미디어팀 관계자는 “(권 의원 아들 업체 건은) 권익위에서 현재 검토 중이며, 결과가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중구의회에만 이런 문제가 있는 게 아닐 것”이라며 “대구시와 구·군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이후 의무화된 지방의원 등의 지방계약 제한 대상자 명부를 작성, 실태를 관리하는 것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대구시에 전면적 감사로 실태를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