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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 농기계부품사 ‘조양·한울기공’(조양한울)의 노사 갈등이 직장폐쇄 100일을 넘긴 가운데 노동조합이 조양한울 대표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9일 오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경도 대표이사 구속기소와 엄벌을 촉구했다.
노조는 “기경도 대표이사는 ‘내 아들에게 노조 있는 회사를 물려주지 않겠다’, ‘부당노동행위는 벌금 내면 그만이다’ 등 상상하기 힘든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파업 기간에 지속적으로 대체인력을 투입하며 노동청 근로감독관의 위법 시정지시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며 불법을 자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대표이사의 구속 기소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노조혐오, 노동3권 부정이라는 반헌법적 행태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노동청 조사단계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대표이사는 불법 직장폐쇄로 파업을 유도했다. 철저하고 치밀하게 기획된, 명백한 공격적 직장폐쇄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손기백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장은 “사측은 단체협약을 무시하고 각종 노사합의를 부정하며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해 왔다”며 “노동탄압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의미에서 반드시 대표이사를 구속기소해 처벌하라”고 말했다.
앞선 7월 27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기경도 조양한울 대표이사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노동청의 기소의견 송치 이후에도 노사 간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일, 노사는 11차 교섭을 진행했다. 회사 쪽은 노동조합 분회장에 대한 고소 건을 ‘범법 행위’로 명시한 조항, 2023년 임금을 기본금 10만 원 인상으로 종결한다는 조항을 주장했고,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이나 노동법을 위반한 안에 합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30분 만에 결렬됐다.
조양‧한울기공은 전 직원이 29명인 작은 회사다. 2022년 금속노조에 가입 후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회사 쪽이 분회장을 업무방해,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하는 등 노동조합과 갈등을 벌였다. 단체교섭이 결렬되자 노동조합이 지난 5월 2일 파업에 돌입했고, 바로 다음 날 회사가 직장폐쇄를 단행하면서 100일을 넘겼다.
박용선 금속노조 대구지부 지부장은 “단체협약을 어기고 부당노동행위를 하면서도 버티는 대표이사에게 우리가 요구하는 건 노동조합을 인정해 달라는 것, 인간답게 대접해 달라는 것”이라며 “검찰이, 법원이 어떻게 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양한울 관계자는 “대표이사 포함 전부 현장에 있어서 답변하기 어렵다. 연락처를 남기면 전달하겠다”고만 답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