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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골프를 친 일로 물의를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직권으로 징계 절차 개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당내에선 과거 사례에 준하는 수준의 처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이 일로 홍 시장이 당내 징계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저녁 국민의힘은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오는 20일 홍 시장의 징계 절차 개시를 포함한 2개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같은 날 오전 국민의힘은 홍 시장 골프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해 결과에 따라 당무감사위원회나 윤리위원회 제소 등을 검토한다고 밝혔는데, 윤리위가 직권으로 징계 여부를 살피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윤리규칙에 따르면 홍 시장이 수해가 일어나는 기간에 골프를 친 일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 홍 시장은 골프를 문제삼는 건 ‘국민정서법’에 기대 비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윤리규칙은 분명하게 ‘국정정서에 반하는 언행’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2020년 2월 마련된 윤리규칙 22조는 조명부터 ‘사행행위·유흥·골프 등의 제한’이다. 해당 조항에 따르면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언행 기타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체의 해당 행위를 하지 않으며, 몇 가지 상황을 특정해선 ‘경위를 막론하고’ 골프 등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정했다.
몇 가지 상황이란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이 발생한 경우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 ▲근무시간 중의 경우 ▲근무시간을 불문하고 직무와 관련되는 장소를 이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할 수 있는 경우 ▲직무와 관련되는 공직자나 이해관계인과 동행 또는 안내 등 지원을 받는 경우 등이다.
홍 시장은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사건이 발생한 경우’나 ‘자연재해나 대형사건·사고 등으로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거나 국민과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경우’에 골프를 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내에선 중징계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홍문종 의원 사례나 정치권에서 수해 과정에 골프를 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일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과거 수해 봉사과정 속에서 실언으로 6개월 당원권 정치라는 중징계를 받았던 예도 있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런 부분을 아마 윤리위가 모를 리 없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과거 전례 그리고 형평성,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런 일을 당원들이 보고 어느 정도까지 징계 되는구나라는 걸 판단하게 된다면 국가적 재난 사태에서 본인의 말과 행동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조심스러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홍 시장이 얘기한 것처럼 ‘뭐가 문제냐’라는 방식으로 이런 일들이 정리가 된다면 전국에 있는 공직자들이 ‘이거 별 문제가 없는 거구나’라고 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2006년 홍문종 당시 한나라당 경기도당 위원장이 집중호우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강원도 정선에서 골프를 친 일이 드러나 제명되는 일이 있었다. 지난해에는 김성원 국회의원이 수해 복구 봉사활동에 나가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한 일로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논란 직후 강하게 주말 골프는 문제없다며, 국민정서법에 걸렸다는 입장을 내놓던 홍 시장은 18일 오전 SNS를 통해 “호우경보가 발효되면 부단체장이 업무 총괄하고 단체장은 부여된 역할이 없다”며 “더구나 정상 근무나 자택 대기 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게 대구시 재난대비 매뉴얼”이라는 입장을 밝힌 후 추가 입장은 자제하고 있다.
다만, ‘청년의꿈’에선 관련해 우려하는 게시물이 여럿 건 올라왔고, 홍 시장도 “고맙다”거나 “잘 알겠다”는 정도의 답글을 달았다. 특히 “앞으로 이런 일에 괜히 휘말리지 않으면 좋겠다”는 게시물에 홍 시장은 “모든일이 순조롭게 풀리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이라고 답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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