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민주당, 경산시의회 의장 고발 검토···의장은 “유감” 표명

박순득, "좋아할 사람 없어···정쟁 대상 되면 안 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차원 법률 검토 마쳐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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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의회에서 시의원이 5분 발언을 하다 끌려나간 일이 논란을 이어가고 있다. 퇴장 조치한 박순득 경산시의회 의장은 의회가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은 표명했으나 퇴장된 이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사과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박 의장이 사퇴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며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다.

13일 오전 10시 30분 박 의장은 경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시민에게 사과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시민과 취재진 등 100여 명이 모였다.

▲13일 경산시의회 앞에서 박순득 의장이 5분 발언 퇴장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 의장은 “5분 발언 협의 과정에서 매끄럽게 소통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쟁이 있는 상황에서 시민 혼란이 가중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의장의 허가를 받지 않은 자료와 문서를 낭독하는 등 회의 질서를 어기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염수 방류는 명확하고 과학적인 근거 아래 국가적 판단이 필요한 일”이라며 “어떤 의원이 시민 안전을 걱정하지 않겠나. 시민은 정쟁과 갈등이 아닌 협치와 화합을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유감 표명이 이 의원에 대한 사과냐는 질문에 박 의장은 “의회를 원활하게 운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고 안타깝게 여긴다”고 설명했다.

경산시의회에서 과거 오염수 방류 결의문을 채택한 적 있는데 철회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박 의장은 “결의문은 의장이 마음대로 취소할 수 없다”며 “오염수 찬반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바다에 오염수를 뿌리면 누가 좋아하겠나. 하지만 오염수 방류는 지자체에서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고 정부 차원의 일”이라고 답했다.

박 의장은 “민주당과 협의할 의사가 있다. 시의회 일은 의회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농성을 풀고 의장실에서 요구하면 받아들이겠지만, 밖에 나가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는 이 사태가 해결된 다음 의원분들과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순득 의장

갈등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12일 경산시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박 의장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경북도당은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결의안을 발언하는 이 의원의 5분 발언을 막고 퇴장 조치한 박 의장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박 의장이 사과및 사퇴하지 않으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중앙당 법률지원단 차원에서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도 설명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이 경산시청 앞에서 박순득 의장의 이경원 의원 퇴장 조치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