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도 ‘철도하나로운동’ 출범, “철도민영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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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노조(철도노조)가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철도공단으로 이관하려는 국토교통부의 움직임에 반대하며 진보정당, 시민단체와 공동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철도민영화를 재추진하고 있다. 이미 면허가 취소될 수준의 적자인 SR에 대해 특혜 지원을 확대하며 경쟁 체제의 확대, 고착화로 상하분리(상은 철도운영, 하는 선로부설)를 완성하고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 한다”며 ‘대구철도하나로운동’ 출범을 알렸다.

국회에는 철도시설에 대한 유지보수를 기존 코레일만 하게 돼 있는 규정이 삭제된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안이 발의돼, 상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코레일 외에 다른 기관이 철도 유지보수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철도노조는 “단서조항 삭제는 다수 운영사의 경쟁상황을 염두한 것으로 선로 유지보수의 제3자 개방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법안 통과 여부는 이달 말 발표될 ‘철도안전체계 심층진단 및 개선방안’ 연구용역 결과에 달렸다. 연구용역은 올해 초 국가철도공단·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BCG(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공동으로 발주했고 핵심은 철도 관제·시설 유지보수에 대한 원점 검토다

▲12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구철도하나로운동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와 대구민중과함께, 대구지역진보정당연석회의,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12일 오전 동대구역 광장에서 ‘대구철도하나로운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철도 공공성 강화와 발전을 위해 철도하나로운동을 시작한다. 경쟁체제와 상하분리는 철도민영화 정책의 잔재”라며 “대구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2013년 수서 고속철도노선의 민영화에 맞서 100만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했고, 2013년 박근혜 정부의 수서고속철도 분리에 맞선 철도노동자의 파업에 지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변종철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장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SRT 운행을 포항, 창원, 여수, 순천 지역으로 확대하려 한다. 부산, 동대구, 수서를 하루 80회 운행하는 SRT가 10회, 약 4,300석이나 줄어든다. 현재도 주말 좌석을 구하기가 힘들지만 앞으론 더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 문제는 KTX를 수서로 운행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SRT보다 훨씬 많은 KTX를 수서로 운행해 대구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자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SRT 노선 확대를 통한 경쟁 체제 확대 기조’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10년 전 이 자리에서 철도민영화를 반대하는 집회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미 실패한 정책을 이제와서 추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철도민영화는 지역을 파괴하는 정책의 시작이다. 일본 사례를 많이 들지만, 일본은 철도민영화 이후 지역 소멸이 가속화됐다. 철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지역 시민들이 공공인프라에 접속할 수 있다. 여기서 막아서지 못한다면 더 큰 민영화의 강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