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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오는 17일 대구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앞두고 축제 반대 입장을 밝히자, 축제 주최 측과 대구 진보정당이 연달아 규탄 목소리를 냈다. 미국 등 여러 대사관이 참여하는 행사를 혐오감을 준다고 표현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인식이며, 성소수자 시민을 향한 차별과 폭력을 조장했다는 지적이다.
9일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홍 시장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조직위는 “시장이 시민의 기본권인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무시하고 15회차를 맞이하는 대구퀴어축제의 역사와 의미도 부정하면서 시대착오적 인식을 보이고 차별을 선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벨기에, 독일, 호주, 영국, 아일랜드 대사관이 축제에 참석했다. 성소수자 차별을 없애고 미국, 영국 등 33개국에서 동성혼을 법제화하는 등 성소수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고 홍 시장이 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특정 종교단체 신도들의 악의적이고 반인권적인 반대를 지지한다는 대구시장의 발언은 개탄스럽다. 단체장 자격도 없다”고 덧붙였다.
진보당 대구시당, 정의당 대구시당도 각각 8일, 9일 홍 시장 비판 성명을 냈다. 진보당 대구시당은 “훈계와 혐오의 말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홍 시장의 시정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라며 “동성로에 평등의 깃발이 나부끼고 시민의 평등과 공존을 이야기하는 퀴어축제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대구는 다채로움을 강조하며 ‘판타지아 대구페스타’라는 브랜드로 다양한 축제를 여는 도시이다. 그중에서도 대구퀴어축제야말로 다양성의 아이콘”이라며 “홍 시장의 언급은 시민 권익 보호를 뿌리친 차별과 폭력”이라고 반발했다.
앞서 홍 시장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8일 “퀴어 축제를 반대하는 대구기독교총연합회의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지한다”며 “동성로 상권 이미지를 흐리게 하고 청소년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어줄 수 있는 퀴어 축제를 나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퀴어축제 반대한다는 홍준표 대구시장···”혐오차별 조장” 반발(‘23.6.8.))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