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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등 전국 지자체의 길고양이 중성화(TNR) 사업 정보가 지난 4월 말부터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스템 운영의 표준 매뉴얼 부족으로 등록 정보가 제각각이어서 정보공개 효과를 ‘반쪽’에 그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다각도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시스템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길고양이 개체수 조절을 위해 길고양이 중성화 TNR(Trap·포획,Neuter·중성화, Returen·방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원활한 사업 운영을 위해 TNR 개체 관리 카드를 통해 관리 번호와 공고 번호, 길고양이 정보(품종·털색·연령·몸무게·건강상태·특이사항), 포획정보(포획장소·포획일), 중성화 수술 정보(수술기관명·수술일), 방사정보(방사장소·방사일), TNR 진행사진(포획·수술전·수술후·방사) 등의 정보를 통합·관리(DB)하고 있다.
그동안 민간에서도 해당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요청이 있었지만, 정보공개가 의무 사안은 아니어서 경기도 등 일부 지역만 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 공개해왔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아 공개 요청이 잇따랐다. (관련기사=‘대구 6억‧경북 7억’ 증가하는 TNR···“정보 공개로 효과 높여야”(‘22.07.19)
지난해 공공데이터제공 분쟁조정위원회에 민원이 제기됐고, 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부에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 데이터를 1년 이내 준비 기간을 거쳐 정보공개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24일부터 동물보호정보시스템을 통해 전국 현황이 공개되기 시작했지만, 등록 정보가 제각각이어서 정보공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개 정보를 살펴보면 품종 항목에 ‘코숏’, ‘코리안숏헤어’, ‘KSH’, ‘잡종’, ‘한국 고양이’ 등 제각각 적혔고, 털색도 노란 색깔 고양이라면 ‘치즈태비’, ‘노란’, ‘노랑’, ‘금색’ 등의 표현이 혼재했다. 방사 사진 역시 포획과 중성화 수술 전·후, 방사 후 총 4장의 사진을 통해 확인 가능하도록 했지만, 포획과 방사 장소가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상당 수 확인된다.
제각각인 표현이나 부정확한 정보는 TNR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하는데 제약을 둔다. 표현만 달리해서 동일한 개체를 다른 개체로 둔갑시킬 수 있고, 실제로 이러한 방식으로 부정수급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등록 정보가 제각각이고, 부정확한 이유는 시스템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이 부재한 탓이다. 현장 업무 관계자들은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동물 관련 업무에 따라 매뉴얼 마련 등 시스템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구 수성구 녹색환경과 관계자는 “포획된 동물과 주변 환경이 파악될 수 있도록 사진 촬영이 되어야 한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 지침은 없다. 품종이나 털색 등을 항목화 해서 체크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고, 경상북도 농축산유통국 동물방역과 관계자는 “TNR 위탁 업무를 담당하는 보호소 또는 동물병원 관계자 등이 정보를 입력하는데, 각자 판단해서 한다. 사후 모니터링을 해서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부처에서도 동물복지 업무가 많이 늘어나 동물보호시스템 개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다양한 관계자들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고, 지적한 문제를 포함한 편의성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