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총장 부재 토론회 “교육부 책임…적극 대응해야”

[토론회] 경북대 총장부재사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13:24

경북대학교 총장 부재 토론회에서 교육부가 임용 제청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주로 나왔다. 경북대는 교육부의 임용 제청 거부로 20개월째 총장 공석 중이다.

17일 경북대 교수회는 ‘총장부재사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는 토론회를 열었다. 최근 교육부가 직접선거로 선출한 부산대 총장을 임용하면서 총장 부재사태가 장기화 된 경북대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토론회에는 대학본부, 교수, 학생 등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했다. 주보돈(사학과)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백두현(국문과), 박모라(식품외식산업학과), 조재모(건축학부), 박준구(전자공학부) 교수와 김영훈 경북대 공무원직장협의회장, 박상연 총학생회장, 장익현 경북대 총동창회 수석부회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교수회는 이날 토론회에서 구성원의 의견을 모은 다음 차후 두 번의 토론회를 더 열어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토론회 쟁점은 김사열 총장 후보자에 대한 교육부의 총장 임용 제청을 기다릴 것인지, 다른 방안을 모색할 것인지로 좁혀졌다.

구성원 다수는 교육부의 총장 임용 제청 거부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임용 제청 요구를 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17일 경북대학교에서 총장 부재 사태 해결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17일 경북대학교에서 총장 부재 사태 해결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조재모 교수는 “20개월간 총장 부재 사태가 방기됐다. 이번 교수회 의장은 총장 부재 사태를 해결하겠다고 해서 당선됐다. 학내 총의도 일차적으로 모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직장협의회장은 “사태의 1차 책임은 정부에 있다. 코드 맞지 않는 인사 임용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가 김사열 후보를 임용해야 한다. 2차 책임은 교수회에 있다. 의사결정에 전 구성원 참여하도록 해야 하는데 교수회가 독점하고, 누가 총장이 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라며 “직원들은 단순 행정만 하며 의욕이 떨어졌다. 대학 평의회를 설치하고 완전한 총장직선제를 시행해야 교육공공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연 총학생회장은 “총학생회는 중앙운영위원회 만장일치 결정으로 총장 임용 제청 기다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다. 돈으로 대학을 압박하는 교육부 횡포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모라 교수는 “동창회가 지금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는데, 총장 부재로 인한 불이익이 대학 민주주의를 포기할 만큼인가”라며 “지금 당선자는 도저히 법적 해석 재선거 안 하면 우려스럽다고 받아들여진다. 민주적 절차 고통 겪으며 간선제 채택. 이런 민주적 노력이 별 의미 없는 것인가”라며 물었다.

박준구 교수는 “외부의 힘, 교육부의 힘도 필요하다. 오히려 교육부가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욱 경북대학교 기독센터 목사는 “학내 의견이 모이지 않으니 당연히 교육부에 주도권이 있다. 지금 총장 후보자를 정당한 후보자라고 생각하면 언제까지 갈 것인지보다 부당한 교육부의 행동에 행동해야 한다. 후보자를 다시 뽑자는 얘기는 혼란만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손광락 교수(영어영문과)도 “이 사태 책임이 전적으로 교육부에 있다.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는 게 옳다. 지난 20대 교수회가 총장 재선출 움직임을 보이자 학내 구성원이 이를 심판하고 지금 21대 교수회를 뽑았다. 그런데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라며 “중의 모은다는 점은 좋지만, 다시 원점으로 가는 것은 교수회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다.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총장 부재로 인한 피해와 후보자 임용 제청의 어려움을 강조하며 후보자 재선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

장익현 총동창회 수석부회장은 “교육부가 무리하게 임용 제청 거부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아 패소하겠지만, 대법원 판결까지 시간이 걸리고 확정판결이 나도 교육부는 임용 제청 거부의 이유를 제시하고 또다시 거부할 것”이라며 “그러면 거부 사유를 두고 다시 소송해야 한다. 장기적 총장 부재 사태는 동창회로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총장 부재 사태는 장기화할 것이 확실하다. 이대로 계속 갈 것인지, 새로운 후보를 선출할 것인지 토론해야 한다. 김사열 후보자의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백두현 교수도 후보자 재선정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백두현 교수는 “후보자 재선정할 것인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 구성원의 여론이 모이는 쪽으로 실천해야 한다”라며 “새 후보자 선정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면 재선정 방식은 직선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북대는 교육부의 총장 임용 제청 거부로 인해 2014년 8북월 함인석 전 총장 임기가 끝난 이후 현재까지 총장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교수회는 이날 토론회 결과를 종합해 2차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