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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대덕문화전당(관장 김우숙)에서 기획전으로 서양화가 목우(木愚) 김일환의 가가전을 1, 2전시실에서 개막했다. ‘가가’는 경상도 사투리로 ‘전시하는 그(가)와 그림 그리는 그(가)는 같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단색 구상부터 추상, 미디어, 설치 작품까지 우리 민족의 한을 지켜봤을 나무를 주제로 삼은 작품 80여 점을 13일까지 전시한다.
평면화를 중심으로 구성한 1전시실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봄밤의 정취가 느껴지는 꽃 그림, 구체적 모습이 사라지거나 흑백으로만 그려진 나무 그림을 만난다. 사실적으로 꽃을 묘사한 작품과 겨우 나무인 것만 알 수 있는 추상적인 작품, 검게 그려진 나무 사이로 탑이나 사찰 같은 구조물이 보이는 그림들을 나란하게 전시했다.
2전시실은 모니터와 조명을 이용한 작품 등 설치 작품과 포토존으로 꾸몄다. 그림이 그려진 아마천은 코팅되어 있지 않아서 그 뒤의 조명으로 그림 모습이 변한다. 전시실 자체 조명이 비칠 때면 그림은 실상으로, 전시실 빛이 꺼지고 배경의 조명이 빛나면 그 그림은 그림자처럼 비친다. 나무로 꾸민 포토존은 ‘Liminality(경계)’, ‘Communitas(공동성)’, ‘평등(equality)’, ‘동질성(homogeneity)’ 같은 작가의 사유를 표현하는 낱말을 써놨다.
작가는 “하나의 나무가 아닌 어우러진 덩어리로서 나무를 주제로 하고 숲을 배경으로 함께 표현하는 방법에 골몰하고 있다”며 “의식의 전개가 확실한 방향성과 지향성을 갖는다면 거기에 맞는 표현의 의식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언어의 반복성, 행위의 이중성, 사고의 다양성을 접목하는 방법으로 사회적 참여 방식인 ‘역치성(易置性, liminality)’이라는 공간 개념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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