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민을 후원합니다] 천국행 티켓 / 오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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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은 그 자체가 원인이다. 지역이란 변수는 개인의 생애사와 사회의 각종 사건사고에 영향을 주지만 보통은 여러 요인들과 섞여 복합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대구·경북은 독립적이고, 거대하고, 게다가 견고하다. 매우 일관된 선거결과는 이 속성의 힘을 잘 설명한다. 그뿐인가. 다른 지역에서는 인권에 대한 사회적 예민성이 증가함을 이해하고 각종 조례를 만들었지만, 대구·경북은 늘 잠잠하다. 누군가 목소리를 낸들 구체화되는 과정은 지난한다.

그런데 반향이 없다. 별로 시끄럽지가 않다. 지향점이 비슷하니 지양하는 것도 선명하다. 쉽게 우리 편이 형성되고 반대는 적이 된다. 그냥 적도 아니고 빨갱이나 종북좌파다.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이는 저널리즘의 촉으로 보어야 할 곳이 무수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친숙한 것의 이면을 추적해 ‘나쁜’ 걸 말해주는 언론이 자기 역할만 충분히 해도 사람들은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러한가? 쩝.

지방언론이란 말은 비판적 시선으로 지방을 의심한다는 뜻일 거다. 하지만 대한민국 지방언론 대부분은 날카로움을 심할 정도로 포기하고, 지방이라서 별 수 없다는 식으로 변명한다. 서울이 아니면 살기 힘들다는 시대에 언론이 안 그래도 서러운 지방의 문제점만 들쑤시면 주민들의 자존감이 어떻게 되겠냐는 식의 동정론이 꽤나 설득력 있게 부유한다. 쓴소리 하는 게 자의든 타의든 총제적으로, 전방위적으로 힘들다는 거다. 그럴수록 지방이란 변수가 개인과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즉 대구가 대구사람의 특징 전부가 되고 경북이 경북사람들의 정체성과 일치한다. 원래 그런 게 아니고 ‘매우’ 무서운 현상이다. 언론의 역할이 이토록 중요하다.

<뉴스민>은 그걸 하고 있다. 나쁜 걸 집요하게 찾아내 약자들을 괴롭히는 사회구조의 포악성을 입체적으로 설명한다. 언론으로서 당연한 거지만, 당연하기에 대구·경북에서는 대단히 튀어 보인다. 취재도, 경영도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다. 독자의 후원금으로 굴러가는 대단히 건강한 시스템만이 이들이 믿는 전부다. 천 명이면 지속가능한 버티기가 가능하다. 숫자가 늘수록 더 날카롭고, 더 묵직하고, 더 당당한 기사가 만들어질 수 있다. 그 덕에 우리는 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것이고 대구·경북의 변화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뉴스민>은 탄생과 성장, 그리고 위기를 거치면서 ‘할 말 하는 언론이 되기 위한’ 고집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다. 대학 교지 편집자들이 뭉쳐서 세상에 명함을 내밀더니, 대표는 가스배달을 하면서 살림을 꾸렸다. 광고를 통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보다 광고를 의식하여 기자정신이 위축되지 않는 게 더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일 거다. 입만 다물면 보장되는 지자체 행정광고도 이들은 기어코 할 말 다 해서 그조차도 늘 위태롭다. 이 상황에서도 그들은 독자의 힘만을 믿는다. 1년이 아니라 11년째다. 이 우직함이 묵직한 울림이 되었으면 한다.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고, 그래서 절대 후회하지 않는 일에 대해서는 자꾸만 상기시켜야 한다. 내겐, ‘뉴스민 후원’이 그렇다. 만약 사후세계가 있고 선악을 따져 묻는 신의 심판과 마주한다면 나는 당당히 말할 거다. 뉴스민을 오랫동안 후원했다고. 공동체를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했다고. 그러니 지옥행은 말도 안 된다고. 여러분들도 미리 보험을 들어놓길 바란다. 기도, 응원 그런 것도 좋지만, 더 물질적으로. 천국행 티켓, ‘뉴스민 후원’의 기회를 잡으시길.

오찬호 <민낯들:잊고 또 잃는 사회의 뒷모습>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