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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방부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주민 반발로 개최되지 않았다.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는 환경영향평가가 적법하지 않은 절차로 진행됐고, 정식 배치를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국방부는 다른 의견 수렴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2일 오전 10시부터 국방부는 성주군 초전면 복지회관에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 했다. 하지만 국방부 환경소음팀 직원 3명과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설명회에 반발하던 주민들에 막혀 주민설명회를 진행하지 못했다.
주민들은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 절차 자체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애초 일반환경영향평가가 아니라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에 해당하는데도 부지를 쪼개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먼저 진행했고, 그마저 완료되기 전에 사드 장비를 먼저 가져다 뒀기 때문에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열린 김천시 농소면 행정복지센터 주민설명회장에서는 사드 레이더 방향 최근접지인 농소면 노곡리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다. 노곡리에서 지난 2년 동안 12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다는 것이 주된 논거다.
이외에도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 절차 중 평가협의회에서 주민대표로 참석한 이가 누군지도 공개되지 않은 점, 공개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레이더 출력값 미표기 등 문제도 지적했다.
공개된 초안에는 사드 기지 인근 지역의 문헌상 전자파 측정치와 최근 측정치만 기재돼 있으며, 사드 출력값은 나타나 있지 않다.
이들은 “환경영향평가는 윤석열 정부가 못 박은 2023년 3월 시한에 맞춰 졸속으로 추진됐을 뿐 2017년 쪼개기 부지 양여 이후 지금까지 적법한 절차가 하나도 없다”며 “사드 정면 1km 지점의 노곡리 마을에는 지난 2년 사이 12명의 암 환자가 발생했고 그중 5분이 돌아가셨는데 여전히 전자파 인체보호기준 만족이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던 국방부 측은 다른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김규태 국방부 환경소음팀장은 “향후 일정은 검토해봐야 한다. 다른 방법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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