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사 부지 매각’ 두 달 만에 입장 바꾼 김용판, “홍준표와 같이 간다”

신청사 갈등 상황 놓고, 건립기금 쓴 "권영진 탓"도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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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사 부지 매각 반대’로 홍준표 대구시장과 각을 세웠던 김용판 국회의원(달서구병,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홍 시장과 생각을 같이 한다. 매각해서라도 조속히 신청사를 짓자”고 입장을 바꿨다. 김 의원은 지난 12월까지만 하더라도 반대 주민단체 등과 토론회를 열고, 홍 시장과 의견을 같이 할 수 없다고 했다. (관련기사=김용판 의원, “신청사 부지 매각 최소로 해야”(‘22.12.13))

20일 오전 김용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부지 매각을 해서라도 조속히 신청사 건립을 하자. 대구시와 시의회는 신청사 건립 설계용역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 20일 오전 김용판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부지 매각을 해서라도 조속히 신청사 건립을 하자. 대구시와 시의회는 시청 신청사 건립 설계용역 예산을 추경에 반영해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2월 토론회 입장과 달라진 게 맞다. 홍 시장의 입장대로 가자는 것”이라며 “때에 따라서 사람이 끌려갈 때 끌려갈 수 있어야 된다. 제가 끌려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제가 지역 국회의원으로 절박한 이야기를 많이 듣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이 (매각으로) 기업이 들어오는 게 왜 나쁘게만 보냐고 하고, 달서구와 대구시의 발전에 좋다고 하는데 그 진정성을 믿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입장 변화 배경으로 주민 민원을 근거로 들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부터 4일간 달서구 주민 1,000명은 상대로 여론조사도 진행했다. 여론조사에선 52.4%가 일부 부지를 매각해서라도 신청사 건립 추진을 원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신청사 이전 사업 파행으로 옛 두류정수장 주변 재개발 사업이 중단돼 인근 주민 피해가 심각하다”며 “달서구 주민 외에는 신청사 건립 문제에 큰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입장은 국민의힘 차원의 당론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저 혼자 생각이 아니라 지난 14일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 마치고, 대구 국회의원들 다 모였다. 국회의원 단톡방에도 성명서가 공유됐지만 이견이 없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홍 시장과도 사전에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구체적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그는 “제가 그때 반대하긴 했지만, 현실적으로 시장님 제안대로 아니면 어렵게 됐다고 홍 시장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추경 편성해서 설계용역비를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달서구청에서 건의하는게 제일 좋다고 했는데, 그래서 나는 시당위원장으로서 명분을 만들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신청사 갈등 상황에 대해) 권영진 전임시장이 책임이 크다. 마스터 플랜이 없었다”며 “아무리 ‘이재명 따라하기’라도 기금을 빼서 코로나지원금으로 쓰는 게 맞았나 싶다. 신청사 건립에 대한 진정성이 있었나 싶다”고 지적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