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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대구·경북 청년들과 초당적 청년정치인 모임인 ‘정치개혁 2050’은 2023년 2월 13일 대구 공간7549에서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전국 순회 청년 발언대’ 행사를 가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저기 뒤에 김영균 열사님 후배인 안동대학교 민속학과에서 대학원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고, 또 소개해 주신 안동 지역 미얀마 관심이 모임에서 온 안솔잎이라고 합니다.
선거제도 개혁에 청년들과 마음을 모으고 싶어 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올해 서른이 됐는데요. 선거를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고 10년이 딱 지났어요. 근데 되게 그 10년 동안 정치에 많이 냉소적으로 변했더라고요. 왜냐면 10년 동안 제가 투표한 표가 모두 사표가 되어가지고 그러다 보니까 이제 현실 정치와는 점점 멀어지고 친구들이랑 이제 제도 밖에서 우리가 그냥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 이런 말을 종종 나누곤 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런 생각을 한 거를 미얀마 사태를 보고 되게 많이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미얀마 군부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쿠데타를 일으킨 지 2년이 되었는데요. 2년이 됐어요. 내전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미얀마 시민들의 행동도 계속 이어지면서 제대로 된 경제 활동도 이루어지지 않고, 먹고 자고 입는 기본적인 의식주 생활도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시민들의 용기와 행동에 되게 많이 감동을 받았거든요. 냉소적이었던 저를 되게 반성하게 되었고, 또 생각이 든 게 제도 안팎이라는 경계가 사실은 삶과 경험 속에서 되게 유동적이고, 불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지금 의회 구성이 마음에 안 들고, 그렇지만 의회는 계속 돌아가고 있고 내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제도 안팎이라는 경계가 되게 불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선거구로 나뉘는 지역의 경계도 사실은 매우 불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역의 실체는 사실 물리적인 공간이라기보다는 지역민들이고 관계망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관계망은 한두 명의 대표자나 한두 개의 당으로 축소될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승자 독식 소선거구제는 정치적으로도, 관계적으로도 소수자를 억압하는 위계적인 경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민심이 반영되고 사표를 줄이고 유권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서 다양한 처지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정치인, 그리고 다양한 의제를 이야기하는 정당들이 함께할 수 있는 정치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촬영 및 편집 = 여종찬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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