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군위 돌담지구 기획부동산’ 무혐의 처분

고소인들, “검수완박 최대 피해자” 이의신청
혐의 대부분 증거불충분, 공소권 없음 처분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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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경북 군위군 부계면 일대를 대상으로 기획부동산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고소당한 일당을 무혐의 처분했다. 고소인들은 경찰 수사가 부실했다며 재수사를 요구하고 검찰이 사건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고소인들에게 통지한 수사결과통지서에 따르면 경찰은 돌담지구정비조합장 A 씨를 포함한 피의자 4명의 기획부동산을 통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관한법률, 농어촌정비법, 보조금관리법 등 위반, 횡령 및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에 대해 모두 증거불충분, 공소시효 경과에 따른 공소권 없음 등의 사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경찰은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부계면 일대 토지 매매를 고소인들에게 제안하고 계약을 체결한 점 등은 인정했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는 피의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고, 증거가 있더라도 공소시효가 경과했다고 판단했다. (관련기사=‘내가 산 땅이 알고보니 국유지’···군위 돌담지구 부동산 사기 의혹 ①(‘22.12.23))

고소인들이 2012년 이후에도 토지 매입이나 공사 등의 명목으로 피의자들에게 돈을 지급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것 중에선 고소인 이 모 씨 건 외에는 별도로 살핀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 씨 외에도 고소인들은 2021년까지도 각종 명목으로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피의자들에게 전달했다. 이 씨 건에 대해서도 자필 동의서가 확인되고, 일부 금원을 이 씨가 회수했으며 피의자들의 말만 믿고 거액을 건넨 점 등을 고려해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특경법상 재산범죄의 경우 피해액이 50억 미만이면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농어촌정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피의자가 2012년에 행한 매매 행위에 대해서만 살핀 후 돌담지구 전원마을 시행 승인이 2016년에 이뤄져 그 이전의 매매는 법상 전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고소인들은 해당 매매 행위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고, 해당 피의자가 2016년 이후에도 전매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되지만 관련해서는 고소가 취하됐다는 등의 이유로 살피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관련기사=군위 돌담지구 부동산 사기 의혹···‘허위 전매’ 반복해(‘23.1.5))

사문서 위조에 대해선 2012년 7월 돌담지구 전원마을 정비조합 설립을 위해 작성한 회의록 및 관련 문서에 대해서만 살피면서 ▲문서를 A 씨 사위 회사에서 작성한 점 ▲고소인 일부의 인감이 날인 및 간인된 점 ▲압수수색에서 증거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증거가 불충분하고 범행을 인정하더라도 공소시효가 경과돼 공소권이 없다고 밝혔다.

고소인들인 2012년 이후 만들어진 조합 관련 문서 대부분이 위조되었고, 직접 날인 및 간인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2012년 이후 문서들에 대한 설명은 통지서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지난해 조합은 고소인 중 1명에게 부동산 소유권 이전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증거자료를 법원에 제출했는데, 해당 자료 역시 위조 가능성이 제기된다. (관련기사=군위 돌담지구 사기 논란, 사문서 위조 의혹···법원·구청 제출 자료도 상이(‘23.1.30))

횡령 혐의에 대해선 조합장 A 씨가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조합 분담금 입출 용도로 사용하던 본인 명의 통장에서 270회 24억여 원을 인출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2016년 돌담지구 전원마을 법인 명의 통장 설립 전까지 조합 분담금 입출 용도로 사용된 점 ▲금원 일부는 조합 통장 개설 후 해당 통장으로 입금된 점 ▲압수수색해 확보한 휴대전화 등에서 횡령의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점 ▲A의 진술만으로 현금 사용처를 알 수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횡령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경찰은 이외에도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는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보조금이 교부되어 사용된 것으로 봤고, 배임과 협박 혐의에 대해서도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고소인 측은 경찰 수사 결과가 미진하고 신뢰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에서 직접 수사에 나서야 한다며 “검수완박의 최대 피해자가 우리”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