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대구지역 노동자들이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고 산업안전법 개정 반대를 요구했다.
28일 오후 4시, 민주노총대구본부 조합원 50여 명은 대구시 중구 삼덕동 근로복지공단대구본부 앞에서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사업주가 노동자의 안전한 노동환경을 보장해야 함에도 산업안전보건법 개악으로 사업주가 산재를 은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현행법은 사용자가 1개월 이내에 산업재해 사실을 보고하지 않으면 즉시처벌이 가능했다. 하지만 개정안이 적용되면 고용노동부가 시정지시 후 15일 이내에 제출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도록 완화됐다.
전용대 민주노총대구본부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박근혜 정부는 사업주가 산재를 은폐해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법을 만들고 있다. 건설계에서는 산재 은폐 사업장에는 입찰에서 감점을 주는 제도가 있다. 만약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악되면 이런 바람직한 제도들이 무용지물이 된다”고 비판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 대구 지역 산업재해 사망자는 모두 86명, 경북은 109명이었다. 각각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비율(사고사망 만인율) 1.03%, 1.42%를 기록했다.
정종희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현장에서 35년 일하는 동안 두 명의 후배를 잃었다. 두 명이 작업해야 하는 곳에 한 명이 주말 특근을 나오지 못해 혼자서 일하고 있었다. 그분은 기계가 고장 나 고치던 중 기계에 흡착돼 돌아가셨다”며 “사람을 살리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사람을 죽이는 사회를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 정책국장은 “얼마 전 병원이 각 부서로 근로자 부주의로 인한 재해에 대해 엄중히 처벌을 내리겠다는 공문을 내렸다.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것은 사업주 의무이고 책임”이라며 “노조의 문제 제기로 결국 무마됐지만, 사업주가 노동자의 안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