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규 칼럼] 안보의 위기를 안보의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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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지 보름이 지났다. 정치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북한의 노림수에 딱 걸린 꼴이다. 아니라면 먼저 북한을 규탄하고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돌아보면 우리는 9.19 남북 합의에 젖어 잠시 북한의 실체를 잊을 뻔했다. 작년 연말, 북한이 도발하였기에 국회에서 무인기 관련 예산삭감이 이슈가 되었다. 또, 군은 합동 드론부대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잘잘못을 따질 시간에 어떻게 대응태세와 능력을 갖추어야 할지 여야가 머리를 맞댈 때이다.

길을 잃었을 때 자신의 현 위치를 먼저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목적지로 갈 방향을 알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적용한 것을 지금 이 상황에 적용해 보자. 우리 안보상황을 파악하여 나아 갈 방향을 찾기 위함이다.

전후방 각급부대에서 혹한기 훈련이 한창이다. 체감온도가 영하 10도이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한편, “창원, 진주 전주를 거점으로 북한과 연계한 지하조직이 드러났다”는 뉴스가 들린다. 북한의 무인기 도발만큼이나 충격적이다. 무인기 대응에만 쏠려 있을 때가 아니다.

선거철마다 일부 후보자들은 도심 개발을 이유로 군부대 이전을 공약한다. 또 일부는 지역발전을 위해 군부대를 유치하려고 한다. 안보 논리는 없다. 오직 경제 논리만 있다. 이것만 보아도 안보에 대한 우리의 현주소를 짐작하고 남는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휴전 이후 70년 동안 북한은 끊임없이 도발해 왔음을. 땅과 바다와 하늘로 총 2천여 회가 넘는다. 필자는 96년 강릉 잠수함 및 무장공비 소탕작전에서 북한군의 잔학성을 직접 보았다. 작전 중 우리는 18명이 숨졌다. 공비들은 도피 중 방해되는 자신들의 동료 (승조원) 11명을 참혹하게 살해했다. 지금도 끔찍한 그 현장이 떠오르고 피비린내가 난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6.25전쟁 이후, 70년을 겪지 않았는가. 강한 힘만이 평화를 보장한다. 그 길은 일전불사를 준비하는 것뿐이다. 또다시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 온 국민이 똘똘 뭉쳐 군을 뒷받침하자.

그래야만 우리 군은 도발현장에서 격퇴할 수 있다. “쏠까요?, 말까요?” 결심과정이 필요 없다. 현장 지휘관이 즉각 조치해야 한다. 국민은 우리 국군을 믿는다. 지휘관을 중심으로 서로 굳게 믿고 단결한 우리 국군을. “부정적인 사람은 모든 기회에서 어려움을 찾아내고, 긍정적인 사람은 모든 어려움에서 기회를 찾아낸다.” 2차 대전 당시 영국을 구한 처칠 수상의 웅변이 새삼 가슴에 와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