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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이 정초부터 뼈 있는 ‘농담’으로 지역 국회의원 군기잡기(?)에 나섰다. 2일 오후 매일신문 주최로 열린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홍 시장은 이보다 앞서 대구시가 개최한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지역 국회의원들이 다수 모습을 보이자, “매일신문 위력이 이처럼 대단하다”며 “매일신문에만 잘보이면 국회의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날 대구에선 신년을 맞아 신년 행사가 이어졌다. 아침 일찍부터 홍 시장은 충혼탑 참배, 시무식, 대구굴기 현판식 참석 등의 일정을 소화했고, 오후 2시에는 대구시가 처음 개최하는 신년인사회를 주재했다.
같은 날 오전 대구시가 배포한 사전 보도자료에 따르면 인사회에는 김용판 국민의힘 대구시당 위원장(달서구병)을 비롯한 지역 국회의원들과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실제 참석한 지역 국회의원은 주호영(수성구갑), 강대식(동구을), 김승수(북구을) 의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확인된다. 이들 외에는 서정숙, 최연숙, 한무경 등 지역에 연고를 둔 비례대표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채웠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참석 요청을 했지만, 개별적인 일정 때문에 일부가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구시가 파악한 개별 일정은 대통령실 신년인사회다. 대통령실은 같은 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요 인사를 초청한 인사회를 가졌다. 주호영 원내대표, 김용판 위원장,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달성군), 김상훈(서구), 윤재옥(달서구을) 의원 등이 자리를 지켰다.
대구시 신년인사회에 불참한 의원들은 오후 4시부터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시·도당 신년교례회에서부터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는 권성동, 안철수, 윤상현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권주자들도 참석했지만, 홍 시장은 불참했다. 애초 주호영 대표 이후 홍 시장 신년인사 순서도 준비되어 있었지만 불발됐다.
대신 홍 시장은 오후 6시부터 매일신문 주최로 열린 신년교례회에 참석해 뼈 있는 ‘농담’을 남겼다. 신년 인사에 나선 홍 시장은 “대구경북에서 매일신문 위력이 이처럼 대단하다”고 운을 떼곤 “오늘 낮에 대구 신년교례회에 나오지 않았던 국회의원들도 대부분 여기 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시에는 별로 관심이 없고 매일신문에만 잘 보이면 다시 국회의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두고 봅시다”고 덧붙였고, 좌중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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