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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로 인해 냉천 범람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시가 냉천 상류에 댐 건설을 본격 추진한다. 냉천 상류 지역에 댐을 건설해 기후위기로 인한 수해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단체는 댐 건설보다 치수가 아닌 친수를 목적으로 한 냉천 정비사업이 문제라며 자연 하천 복원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29일 포항시는 남구 오천읍 항사리에 높이 50m, 길이 140m, 저수용량 476만 톤 소규모 댐인 항사댐 건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오는 1월부터 전략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위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서고, 2025년에 착공해 2029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포항시는 호우가 집중되는 여름철, 집중호우와 만조가 겹치면 광범위한 범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집중호우 시 홍수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홍수 방어 시설인 댐을 건설해야 한다고 여긴다.
기획재정부는 항사댐 건설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와 사업 적정성 검토를 면제했고, 국회는 2023년 국비로 19억 8,000만 원의 항사댐 타당성 조사비를 편성했다.
포항시는 “기상이변은 더 심해진다. 예측 불가능한 게릴라성 호우와 강력해지는 태풍에 유실되는 자원과 인명, 재산 피해에 대한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맞춤형 치수 대책과 저류시설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역 환경단체는 태풍 힌남노 피해 이후 포항시가 항사댐 건설을 추진하자, 항사댐 건설이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치수기능을 저하한 고향의 강 정비사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냉천을 자연 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항사댐은 홍수를 막을 수 없을뿐더러 항사댐 예정지가 활성단층이라는 점도 문제”라며 “냉천 정비사업 후 태풍과 집중호우 때마다 시설물이 유실되고 복구하기를 반복했다. 이 사업은 치수가 아닌 친수가 목적이라, 치수 기능을 축소했다. 냉천을 자연 하천으로 복원해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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