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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제36회 상화시인상 시상식에서 시집 ‘미기후’(문학과지성)의 이민하 시인이 상화시인상을 받았다. 상금 2,000만 원과 상패를 수여하는 올해 상화시인상은 이상화기념사업회와 영남일보, 죽순문학회가 공동 주최·주관하고 대구시가 후원했다.
시상식에는 박언휘 이상화기념사업회 이사장, 노병수 영남일보 사장, 김창제 죽순문학회장, 심사위원 이규리를 비롯한 관계자들과 심후섭 대구문인협회장, 김정길 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 사윤수 시인, 대구시 관계자 등 약 50명의 문화계 사람들이 자리했다.
박언휘 이사장은 개회 인사에서 “대구의 유일한 항일민족시인 이상화 시인은 우리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오래전에 문학관과 여러 가지를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구에서는 이루지 못 했다”며 “기념사업회가 새해에는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대구를 빛낼 수 있고, 문학의 도시로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노병수 영남일보 사장은 “민족의 혼을 일깨운 저항시인으로, 온몸으로 일제에 맞선 독립운동가로 ‘빼앗긴 들판’에 홀로 섰던 그를, 진정 제대로 기리고 있는지 의문이다. 여전히 ‘교과서 속의 시인’으로만 후대에 남겨진 것이 아닌지 되돌아볼 때”라고 말했다.
이규리 시인은 “불합리하고 억압적인 현실에 저항하려는 시인의 태도를 전면화하고 있으면서도 상투적인 언어와 이미지의 차원을 훌륭하게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아울러 부정적 현실 속에서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작은 몸짓이 이 시집의 특징적인 면모”라며 심사평을 전했다.
이민하 시인은 “어느 날 SNS라는 걸 시작했다. ‘문단 내 성폭력’이라는 문제 제기를 외면할 수 없던 무렵이었다. 타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면서, 그것이 나의 마음과 섞이면서 작은 것들이 만들어 가는 어떤 움직임에 대하여 뒤를 따라다녔다. 거대함과 완강함에 맞서는 작은 것들의 어떤 기류에 대하여 천천히 응시했다”고 시집 ‘미기후’를 소개했다.
작가는 1967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고 있다. 2000년 ‘현대시’로 등단했고, 시집으로 ‘환상수족’, ‘음악처럼 스캔들처럼’, ‘모조 숲’, ‘세상의 모든 비밀’, ‘미기후’를 출간했다. 제13회 현대시작품상, 제20회 지훈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