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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구 무연고 사망자는 232명으로 지난해 대비 55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2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에선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대책 마련이 촉구됐다.
21일 오후 ‘2022 거리에서 죽어간 홈리스 추모제’가 대구 경상감영공원에서 열렸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추모제에는 시민 30여 명이 참여했고 인사말, 추모 영상, 발언, 추모시 낭독, 추모공연, 헌화 순서로 이뤄졌다. 이들은 함께 팥시루떡과 어묵을 나눠 먹으며 추운 몸을 녹였다.
추모제는 극빈의 상황에서 생을 마감한 노숙인을 추모하고, 매년 무연고 사망자로 처리되는 무의탁 빈민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시작돼 올해로 14회차를 맞았다. 매년 밤이 가장 긴 동짓날 대구쪽방상담소와 반빈곤네트워크가 주최한다.
대구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올해 대구 무연고자 사망자는 232명으로 지난해 보다 55명 증가했다. 추모제 주최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홈리스 상황은 더 열악하다. 이들은 정부의 그릇된 경기 부양책, 고금리 정책, 금융 범죄 집단의 덫에 걸려 ‘신용불량’이라는 족쇄에 메여 있다”며 “이들의 건강 상황도 만성, 중증, 중독, 전염성 질환에 노출되어 차츰 죽음에 물들어 간다”고 설명했다.
장민철 대구쪽방상담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사회는 가난한 사람들의 이름 없는 죽음을 돌아보지 않는다. 만약 빈곤과 가난이 전염된다면 매일 통계가 나오지 않았을까”라면서 “지자체와 정부는 홈리스 문제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최근 관련 예산을 삭감했고, 10년 넘게 민간위탁으로 진행하던 주거복지센터 사업을 대구도시공사로 이관했다. 공공성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당장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사자 발언에 나선 변 모 씨는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아저씨들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쓸쓸한 죽음을 막기 위해 우리 아저씨들이 주위에 계시면 서로 서로 안부를 물어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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