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로 속여 농지 폐기물 투기···조폭·전직 공무원·검찰 직원 연루

경북경찰, 사업장 폐기물 2만톤 불법 매립 피의자 20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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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이 사업장 폐기물을 농지에 불법 매립한 폐기물처리업체 대표, 조직폭력배, 전 지자체·검찰 공무원 등 20명을 폐기물관리법 위반 등으로 검거했다.

16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 51개 사업체로부터 폐기물 19만 톤을 의로 받고 이 중 2만 700톤을 경북 군위, 영천, 포항 등에서 농지를 운영하는 농민에게 비료라고 속여 공급했다. 또한 본인들의 토지에 몰래 매립하기도 해, 총 13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었다.

무단 투기 조직은 총책, 매립지 물색 담당, 폐기물 운반담당, 매립담당, 법률자문 등 전형적인 불법 폐기물 투기 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이 조직에는 경북 조직폭력배 2명, 전직 군의회 부의장, 전직 시청 환경국장이 포함됐으며, 전직 검찰 사무국장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금전적 대가를 받고 법률상담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 출처=경북경찰청

경찰은 피의자 소유 재산에 총 9억 6천만 원을 기소 전 추징 보전 신청했다.

이번 수사는 범죄 첩보를 받은 경찰이 8개월간 수사한 결과다. 농지에 비료로 속여 투기하는 방식은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신종 투기 방식으로, 피해 농민은 농작물이 고사하거나 농지 활용을 할 수 없게 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한 피해 농민은 경찰에 “2020년 10월 비료를 공급받고 11월 양파를 심었는데 2021년 6월까지 양파가 안 자랐다”며 “농사를 망쳐 6천만 원 상당의 손해를 봤다. 피눈물이 난다. 아직까지 농작물을 심지 못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폭력조직 자금원이 될 우려가 있는 불법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단속할 계획”이라며 “조직폭력배로부터 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 안심하고 신고해달라”라고 밝혔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