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재미가) 없어요. 마음에 새기고 온 후보는 없어요. 저는 기표소 들어가서 3초를 더 생각했어요. 정당은 머릿속에 있었지만, 인물은 없어요.”
부인과 딸이 함께 투표소를 찾은 박수영(50) 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13일 오전 12시, 대구 중구 남산1동 1투표소로 지정된 명덕초등학교는 한산했다. 주로 60대 이상으로 보이는 노인들이 투표장을 오갔고, 그 사이로 20~40대 주민들이 간혹 눈에 띄었다.
앞서 진행된 사전투표 영향인지,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 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정치판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냉담함이 표현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다만, “분위기가 달라요. 많이 냉랭해요. 쉽게 말하면, 박 대통령 때문이라도 한나라당(새누리당) 밀어줬는데, 거기도 별수 없더라. 하나 마나다. 치고 박고 싸우기밖에 안 하더라는 거지”라는 최 모(80, 여)씨의 말이 주민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들렸다.
최 씨는 “지난번 같으면 아침부터 여기서 줄 서서 기다렸는데, 오늘은 비 때문인지 모르겠는데, 사람도 별로 없네요”라고 덧붙였다.
애초 대구 달성군에 출마 선언을 했다가 옮겨온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선 중남구는 처음부터 언론과 주민의 관심 밖 선거구였다. 김동열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고심 끝에 지난달 16일에야 후보 등록을 했다. 주민과 만난 시간은 한 달이 채 안 된다. 이들 외에도 대구 12개 지역구 중 가장 많은 후보(5명)이 출마했지만, 그뿐이었다. 언론은 이곳에서 여론조사 한번 제대로 하지 않았다.
“지역민이 원하는 국회의원이 사실은 없어요. 여당, 야당 사람들 자체가 여기서 계속 거주하거나, 지역성 있는 사람도 아니고, 처음 보는 사람이 많다”라는 박수영 씨의 말이 주민과 언론의 무관심을 설명했다.
주민들의 반응을 웅변하듯 오후 2시까지 중남구 투표율도 저조했다. 중남구는 사전투표를 포함해?35.1%로 대구 12개 지역구 중 달서구병(32.9%), 달서구갑(33.2%), 서구(33.9%)에 이어 4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전국 투표율은 42.3%(사전투표 포함)로 같은 시각 19대 총선(37.2%)보다 5.1%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대구는 19대 총선 같은 시각 투표율 36.6%보다 1.4% 높은 38%(사전투표 포함)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