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FC는 16일(일) 오후 4시 30분 갈길 바쁜 김천상무를 DGB대구은행파크로 불러 치른 37라운드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엔젤 브랜드데이를 자축하는 만여 개의 깃발이 하늘색 바다를 만들었다. 대구FC를 진심으로 후원하는 다이아몬드 엔젤들의 시축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경기 시작 1분도 지나지 않는 시간에 세징야가 중원에서 탈취한 공을 몰고 전방으로 질주했다. 좌측에는 제카도 달리고 있었다. 감각적으로 내준 공이 제카의 인프런트 발등에 걸렸다. 아쉽게 골문을 넘겼다. 이어진 고재현의 슛은 골대를 맞았다. 김천도 역습으로 응수했다. 시즌 첫 선발 출장한 최영은이 몸을 사리지 않았다. 예열시간이 필요 없었다. 긴박한 경기 흐름은 응원까지 멈추게 했다.
승점 3점이 필요했던 상무의 김태완 감독은 원정이라고 움츠릴 여유가 없었다. 양쪽 윙백에게 공격 모드를 부스팅 시켰다. 상무의 성가심을 제카의 기막힌 패스 한방으로 멈춰 세웠다. 12분경이었다. 슛은 골키퍼 정면을 향했지만, 최종 수비수까지 우리 진영으로 넘어왔던 압박은 해소되었다.
17분 대구의 전방 삼각 편대가 합을 맞추었다. 공격의 시발점 세징야를 경유한 볼이 제카에게 연결됐다. 반대편에서 달려가던 고재현 발밑으로만 가면 골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내려선 김천 수비수를 극복할 각도가 부족했다. 대구의 공세가 쉼이 없자 김천은 세징야 고립 작전에 돌입했다. 원체 봉쇄가 필요했던 상무는 세징야가 편하게 볼을 관리하지 못하도록 네 명이 동시에 달려들었다.
조금이라도 편한 강등 전쟁을 치르고 싶었던 김천상무 김태완 감독은 검은 정장으로 결연함을 표출했다.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던 상무 선수들은 한 걸음 더 달려 대구 골문을 위협했지만, 출전에 목말랐던 최영은의 연속된 선방에 속수무책이었다.
35분 세징야의 볼을 받은 장성원이 슛을 날렸지만, 수비에 막혔다. 41분 정태욱도 세징야의 코너킥을 머리에 맞혔지만, 김정훈 상무 골키퍼의 간절함을 넘지 못했다. 골인 줄 알고 일어서려던 홈팬들을 엉거주춤하게 만들었다.
양 팀은 풍성한 슛 잔치를 벌였다. 쉼 없이 펼쳐진 공방에 눈을 뗄 수 없었고 옆 사람과 대화할 시간마저 허용하지 않았다. 박진감 넘쳤던 전반이 무득점으로 종료되었다.
후반전 시작하면서 최원권 감독대행은 전반 종료 직전 고재현에게 자로 잰듯한 크로스를 올렸던 홍철 대신 케이타를 투입했다. 상무도 게임메이커 윤석주를 문지환과 교대시켰다.
50분경 상대 패스를 투지로 차단하다 경고를 받은 장성원이 세징야의 전진 패스를 받았다. 슛 찬스에서 머뭇거린 전반의 아쉬운 흔적을 지우고 싶었는지 작심하고 슛을 날렸다. 옆 그물을 흔들었다.
상무는 54분경 뜀 거리가 많았던 김준범을 이영재로 교체했다. 대구도 윙백 장성원을 이용래로 교체하며 황재원을 측면으로 보직 변경시켰다. 교체 2분 만에 김한길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골 찬스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리드를 잡은 김태완 상무 감독은 곧바로 김지현을 김경민으로 교체하며 체력전을 폈다.
65분 세징야가 동점골을 만들었다. 수비수 맞고 굴절되었다. 선방하던 김태훈도 망연자실했다. 최근 5경기에서 5골을 만들었다. 왜 K리그의 지존인지 설명이 필요 없었다. 71분 제카 대신 이근호가 들어왔다. 81분경에는 조진우와 김우석을 맞교대 시키며 기동력을 보강했다.
잔여 시간이 줄어들수록 몸싸움은 치열해졌다. 승점 3점 고지 탈환이 목표였던 대한민국 정예 육군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았다. 상무 선수들 못지않은 간절함으로 무장한 최영은의 투지 앞에 상무는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었다. 4분의 추가 시간도 쉽사리 지나갔다.
연승은 멈췄지만, 깃털만큼 남았던 강등에 대한 기우는 해소되었다. 시즌 중, 후반에 찾아온 위기를 투혼으로 극복한 선수들에게 시즌 최다 관객들은 “올래 대구”를 목청껏 외쳤다. (9,711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