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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간29일 저녁 7시 대구 중구 ‘공간7549’에서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헌법과 지방자치권>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민주시민교육공동체 모디’와 도서출판 한티재의 주최로 진행됐다. 북콘서트 1부는 저자인 김해원 교수가 직접 책의 관점과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하고, 2부는 장지혁 대구 참여연대 집행위원과 대담 및 질의 응답 시간으로 나눠 진행됐다.
김해원 교수는 지난달 출간한 저서 <헌법과 지방자치권>을 통해 헌법에서 출발해 국가사무와 자치사무가 충돌하는 상황을 고민하고, 자치입법권과 자치행정권, 자치사법권으로 나눠 ‘자치권’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먼저 김해원 교수는 ‘지방자치’의 의미를 언급했다. 그는 “지방자치의 목적이 뭐냐고 물으면 교과서적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지만, 다른 한편으로 각 지역마다 고유성에 맞게 효율성과 합리성을 도모하고, 다원성을 확보해 위험을 분산시킨다”며 “서울 강남구의 일을 전 국민이 같이 결정한다고 하면, 의사가 왜곡돼 잘못된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자치의 의미를 풀뿌리 민주주의, 민주주의 이념 구현, 의사결정의 합리화라고 요약하며, 헌법에서 규정한 ‘지방자치’ 조항을 제시했다. 헌법에선 제8장 지방자치 편에서 제117조와 제118조에 관련 내용이 나온다.
헌법 제8장 지방자치
제117조 제118조 |
김 교수는 “헌법엔 지방자치 관련 조항이 2가지 밖에 없다”며 “지방의회 없애라, 필요없다는 이야길 하는데, 지방의회는 헌법상 필수기관이다. 없애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 광역자치단체인 대구시에 기초자치단체인 대구 중구는 하위 기관이 아니라 대등기관”이라고 짚었다.
그러면 헌법에서 규정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권력을 어떻게 봐야할까. 김 교수에 따르면, 입법권은 일반적으로 추상적인 규범을 정립하는 활동이고, 행정권은 정립된 규범을 구체적 분쟁과 관련해서 보수적·소극적으로 시도하는 권력이다.
김 교수는 “모두 본질적으로 입법을 실현하는 권력”이라며 “권력 다툼의 핵심은 누가 규범을 정립할 것인가인데, 헌법에서 ‘법령 안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자치 규정을 할 수 있다’고 하면, 지방자치단체가 국회가 만든 법률에 좌우되는 기관이냐 하는 의문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사무와 자치사무에 대해선 예를 들어 설명하면서, 둘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중복되는 부분이 발생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병역의무나 국세 징수는 국가 전체 차원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 사무이고, 부산엔 어촌이 많은데 어구 관리하는 것이 그 지역 관습에 맞게 가꾸어져 있을 것이다. 각 지역의 역사성이나 문화성, 고유성에 기초해 풀뿌리 민주주의 차원에서 잘 관리돼야 할 영역이 자치사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가는 보충적 지방자치권자로서 지방자치단체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도와주는 차원에서 이 영역에 들어올 수 있다. 국회도 법률을 통해 규율하고 통제할 수 있다”며 “그렇지만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역량으로 처리될 수 있음에도 중앙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헌법상 보충성 원칙에 위반되는 ‘위헌적 권력행사’라고도 할 수 있다. 현행 헌법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권을 어떻게 정초(定礎)할 것인지에 관한 고민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방자치제가 현실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지방자치제도를 어렵게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 책을 통해 고민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치권을 제대로 발현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가 자신들의 자치에 대해 정확히 규정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는 “촘촘하게 세분화해서 각 업무들이 국가사무와 자치사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방자치법에 보면 개략적으로 구분해뒀다. 이것 역시 중앙 입법기관인 국회가 정해놓은 것”이라며 “헌법으로 권력을 부여받은 권력기관인 지방자치단체가 헌법과 직접소통해서 자신의 정당성의 근거를 찾아서 그러한 법률과 맞설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치권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자치권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경험적이고, 실증적인 논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각 개별 지역의 지역학들이 풍성하게 발전되어야 구체화되고 실전화 할 수 있는 힘이 커진다. 그런데 현재는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다”며 “공무원들이 하루 8시간을 근무한다면, 대부분을 자신의 자치 사업을 기획하고 처리하고 고민하는데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실제는 국가사무 처리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김 교수는 지방자치에선 주민들의 ‘주민 의식’ 역시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지방자치의 정당성은 결국 지방선거를 통해 이뤄지는데, 결국 그런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라면서 “그런 우리가 지방자치에 대해 이념과 분별이 되어있지 않다. 그 지역 주민으로서 인식이 형성되어야 지방자치를 위한 토대가 잘 마련될 수 있다”고 했다.
장지혁 대구 참여연대 집행위원은 독서 소감과 함께 “주민들이 자신들 동네의 기초의원이 몇 명인지, 누가 있는지 전혀 모른다. 오래동안 소외된 지방권력에 대한 무관심 문제를 어떻게 돌파해야 할 지”를 물었다.
김해원 교수는 “‘생활의 민주화’가 쉽지 않다”며 “지역에서 하는 일을 재밌게 규합하려는, 공동체 복원과도 맞닿아 있다.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하고, 그런 경험들이 쌓일 때 이뤄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김해원 교수는 하노버대학교에서 헌법학을 공부하고 법학박사(Dr. iur.) 학위를 취득했다. 헌법재판소 헌법재판연구원에서 책임연구관으로 근무했고,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교수와 부교수를 역임했다. 지금까지 50여 편의 논문을 썼으며, 한국공법학회로부터 신진장려상(2013)과 신진학술상(2021)을, 한국비교공법학회로부터 우수논문상(2012)과 신진학술장려상(2021)을 받았고, 전남대학교 교육우수상(2015)과 부산대학교 신진연구자상(2018)을 수상했다. 저서로 <Schranken und Schrankenschranken grundrechtlicher Abwehrrechte>(2009), <헌법개정>(2017), <기본권 심사론>(2018), <인권이란 무엇인가>(2018) 등이 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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