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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수창청춘맨숀(관장 김향금)은 레지던시 성과전 ‘에어드랍(airdrop)’을 이어가고 있다. 김채연, 김현일, 안성환, 이주연, 이해진, 이혜진 등 입주작가 여섯 명이 참여했고 김채연 작가는 큐레이터를 겸했다. 전시는 30일 폐막한다.
김향금 관장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수창청춘맨숀에 입주작가로 함께 생활한 작가들의 전시회다. 이들이 석 달 동안 작업하면서 작가들끼리 가진 공감이 각자의 창작에 영향을 미치고 작품에 반영됐다. 이런 공유는 작가들의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 주제인 ‘에어드랍’은 ‘공중투하’, ‘스마트폰의 무선 파일 공유 기능’이라는 중의적 표현을 담고 있는 말이다. 사전에서 ‘air-drop’을 찾으면 ‘가상 화폐의 무상 배당’이란 설명도 나온다.
큐레이터를 겸한 김채연 작가는 비의 기운을 뜻하는 ‘우기(雨氣)’를 캐릭터로 내세운 연작을 보여준다. 한 올의 머리카락뿐인 둥근 얼굴, 눈과 입 모양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우기(雨氣)’ 캐릭터를 미디어와 함께 실물로 제작해 전시했다.
김현일 작가는 금이 가고 갈라진 유리로 전시장 한 면을 가득 채웠다. 작품으로 사용된 깨진 거울은 그 형태를 유지하지만 깨진 조각만큼 반사된 사물도 조각내고 만다. 맞은편에 전시한 투명한 작품은 충격으로 잘게 깨졌지만 자동차 안전유리 같이 그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안성환 작가는 기억을 담은 공간을 상징하는 캔버스와 입방체에 대비되는 두 색상으로 자신의 기억을 표현하는 작업을 했다. 대체로 흰 바탕에 검은색 무늬를 그렸다. 기억 공간을 표현하기 위해 캔버스 천을 뒤집어 작업했단다.
이해진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신전을 그려냈다. 그의 작품에서 신은 각자 다른 모습으로 숭배의 대상으로 존재한다. 여러 신의 형상을 구체화하는 작가는 마치 샤먼이 된 듯이 신전을 꾸몄다.
이주연 작가는 감정이 남은 기억 속의 이미지들을 도시 재건축 현장조감도 같이 캔버스에 담았다. 몇 작품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작가의 시선으로 그렸다.
이혜진 작가는 흰 천에 탁본한 듯한 무늬를 전시장 천장에서 드리운 작품을 선보였다. 하나의 작품에는 그가 경험한 다른 층위의 시간이 겹쳐있다.
한민 수창청춘맨숀 대외협력 주임은 “평론가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평론가 박보람·박창서·변수정·연규석·유은경과 함께 레지던시창작랩 입주작가의 창작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근원적 경험고찰을 통해 예술에 대한 이해와 심화를 돕는 철학 멘토링도 원영희 멘토와 함께 진행했다”고 말했다.
전시에 앞서 지난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전체 입주작가들의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오픈스튜디오를 진행했다. 전시 기간에는 작은 규모로 꾸민 안성환, 이해진 작가의 작업실을 볼 수 있다.
이번 레지던시 창작랩 성과전 전시 공간은 수창청춘맨숀 A동 3층과 B동 3층 전시실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 문의는 053-252-2570
정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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