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사원 건축 갈등 속, 난민 품은 제주와 울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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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이슬람 사원 공사 중지 갈등은 북구청 행정처분 적법성 문제를 넘어섰다. 갈등과 충돌이 이어지면서, 한국 사회의 수용성과 공공기관의 역할 및 능력에 관한 문제가 됐다. 갈등 상황을 딛고 좀 더 나은 사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유사한 갈등을 겪으며 무슬림을 포함한 이주민을 받아들인 제주와 울산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가 대구에서 열린다.

19일 오후 4시 경북대학교 인문한국진흥관에서 ‘무슬림, 이주민 그리고 정주민 더불어 살다’ 강연회가 열린다. 강연회에는 아프가니스탄 난민이 정착해 적응 중인 울산 사례와 예멘 난민이 정착한 제주도 사례가 공유된다. 아프가니스탄과 예멘은 이슬람이 국교이거나 지배적 종교인 국가다.

울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정권이 집권하면서 한국으로 피난 온 소위 ‘특별기여자’ 다수가 정착했다.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아프가니스탄 난민 자녀 입학에 반발하는 일부 여론 속에서도 소통을 시도해 갈등을 줄여갔다.

제주는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지역으로, 2018년 예멘 난민이 와 난민 인정을 신청하면서 사회적 관심을 받았다. 이들에 대해 지역사회나 미디어는 거부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대체로 ‘인도적 체류자’ 자격으로 제주 생활에 적응 중이다.

이날 강연회에서는 서진규 울산교육청 교육협력담당관이 ‘울산교육청, 아프간 난민 학생의 교육권 보장을 위한 시민 소통과 협력 사례’를, 신강협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소장이 ‘2018년 예멘 난민, 제주도에서 함께 살기’에 대해 강연한다. 강연 뒤에는 종합토론도 진행되며, 이 자리에는 경북대 무슬림 유학생도 참가한다.

이날 강연을 맡은 신강협 소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난민을 포함한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게토를 형성하면 안 된다. 이주민을 따로 분리해서 게토가 생기면 오히려 주민 불안과 혐오가 커질 것”이라며 “제주도에서도 예멘 난민을 한군데 모아두지 않고 제주 전역에 나뉘어 거주하게 했다. 한국은 이슬람에 대한 낯설음과 공포가 있는데, 지역민과 만나는 기회를 꾸준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슬람 사람도 지역민과 만나면서 자신들의 고유한 생활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 참가하는 이슬람 학생들과 한국 사람의 두려움과 서구 미디어가 전파한 공포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이를 고려하면서 소통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강연회는 대구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주관한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