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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뉴스민은 프로축구 대구FC 경기가 끝난 후 대구FC 안상영의 다시보기를 연재한다. 안상영 칼럼리스트는 엔젤클럽 상임이사를 맡고 있고, 저서로는 ‘축구는 대구다. 대구는 엔젤이다’가 있다.]
대구FC는 28일(일) 저녁 7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김천상무를 불러 순연된 23라운드를 치렀지만, 득점 없이 비겼다.
경기 전부터 승리를 염원하는 퍼포먼스가 가득했다. 시즌 중 관객 증가 1위를 달성하여 플러스 스타디움상을 수상했다. 곧바로 세징야 타임도 이어졌다. 2016년부터 시작된 출장 기록이 200경기가 되었다. 헌신한 세징야에게 트로피와 꽃다발을 줬다. 홈팬들은 기립 박수로 보답했다.
출전 선수가 발표되었다. 골문은 변함없이 오승훈 몫이었고 수비진은 조진우, 홍정운, 정태욱으로 꾸렸다. 중원은 홍철, 케이타, 황재원, 장성원이 차지했고 전방에서 페냐, 제카, 박용희가 상대 골문을 노렸다.
낯익은 고재현, 김진혁 그리고 세징야마저 부상과 다른 이유로 보이지 않았다. 02년생 루키 박용희가 첫 선을 보였다. 최원권 감독대행의 고심 흔적이 숨겨지지 않았다.
8분경 제카가 포문을 열었지만 아쉽게 골대를 외면했다. 4분 후 홍철의 크로스가 페냐의 머리로 배달되었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최원권 대행의 빠른 공격 전개가 경기에 활력을 넣었다. 4.3.3 전형을 펼친 김천의 김태완 감독도 기동력 좋은 선수들을 기용하여 맞받아쳤다. 코너킥 상황에서 백업맨 역할을 하던 장성원이 최종 수비수가 될 만큼 경기는 빨랐고 박진감이 넘쳤다.
농악 부대를 앞세운 150여 명의 김천 원정 응원단은 수적 열세를 패기와 함성으로 보완했다. 양 팀은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공세를 폈지만 대구는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김천의 위협적 공세는 골대에 가로막혔다.
김천은 후반 시작하면서 이지훈을 쉬게 하고 권창훈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절실한 승리만큼 경기가 과열되면서 대구는 5분 동안 케이타, 정태욱, 장성원이 나란히 경고를 받았다. 전광판에는 순식간에 석 장의 경고등이 켜졌다.
11분 김천의 왼쪽 풀백 김윤성이 부상으로 아웃되고 김한길이 들어왔다. 10분 후에는 우측 공격수 이준석 대신 김경민을 투입했다. 경기 흐름이 김천 쪽으로 기울어졌다. 대구도 변화가 필요했다. 27분 선발로 출전했던 박용희, 케이타를 쉬게 하고 이근호와 이진용을 동시에 투입했다. 곧바로 교체 효과가 실현되었다. 페냐의 깔끔한 볼 간수 능력이 제카의 찬스로 연결되었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섰지만 김천 골키퍼 김정훈의 신들린 듯한 선방이 홈팬들을 탄식하게 했다.
간담이 서늘해진 김태완 감독은 아껴두었던 고승범과 한찬희를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효과가 분명했다. 찬스를 만들었고 슛을 날렸다. 연속된 골대 불운에 탄식을 했지만 우리 선수들의 걸음을 더디게 만들기엔 손색없는 공세였다.
교체 선수로 원기를 보충한 경기장은 지루해지려던 막판 분위기를 단숨에 반전시켰다. 지친 응원단의 북소리도 빨라졌다. 종료 6분 전 승점 3점이 간절했던 최대행은 뜀 거리가 많았던 장성원, 페냐 대신 이태희, 오후성을 투입하여 극장골을 노렸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드러누우며 힘듬과 아쉬움을 동시에 표현했지만 6,303명의 홈팬들에게 보여줄 승점은 1점에 불과했다.
킥오프 전 발표된 라인업을 보면서 예측한 결과와 다르지 않았다. 케이타, 황재원 조합은 장단점이 있다. 김천의 빠른 발을 묶기 위한 전술로는 맞춤이지만 굴복시키기에는 아쉬움이 있는 구성이었다.
주전들의 줄 부상으로 인해 상대 대응형 1점 전략을 가동할 수밖에 없었지만, 선수들의 능력치를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최대행이라면 머지않아 승점 3점 획득을 위한 창의적인 조합을 구성하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