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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경북 포항 호미곶 폐양어장에서 길고양이를 포획해 잔인하게 죽인 피고인 A(28, 남성) 씨에게 검찰이 징역 4년을 구형했다. A씨는 동물보호법 위반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등)과 특수재물손괴로도 기소됐다. (관련기사=포항 폐양어장 동물학대 가해자, 신고자 욕설로 협박(‘22.07.12), 포항 폐양어장 동물학대 첫 재판···”혐의 인정하지만 심신미약”(‘22.06.14),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길고양이 학대 20대 남성 입건(‘22.03.23))
16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에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 컴퓨터를 포렌식한 방대한 자료 중 일부”라면서 피고인이 길고양이를 포획해 괴롭히고 죽이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학대 장면이 재생되자 방청석은 탄식하거나 훌쩍이는 소리로 술렁였다.
또 이날 재판에는 재물손괴 혐의와 관련해 폐양어장 당시 소유주가 재판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 심문 내용을 종합하면 수산업체를 운영하는 증인 B 씨는 폐양어장에 있는 파이프가 절단된 사실을 알고, 지난 3월 29일 경찰에 신고했다.
B 씨는 파이프 훼손에 대한 견적이 200만 원이라고 했으나 지난 5월 피고인의 부모에게 100만 원을 받고 합의했다. 검찰은 재물손괴 혐의를 유지하되, 파이프 금액을 당초보다 낮추는 것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변호인 측은 해당 파이프가 효용 가치가 없어 재물손괴죄가 적용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변호인은 “동물보호법 위반에 대해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이 정신적 문제가 있다. (SNS을 통해 이뤄진 협박 행위는) 상대를 정확히 모른 채 우발적으로 화를 표출한 방식이었다”고 변론했다.
피고인은 최후진술에서 “반성 많이 했다. 앞으로는 길고양이를 학대하지 않겠다. 양식장에 고양이들이 들어와도 고양이들을 학대하지 않겠다”며 “사회에 나가서 아픈 것 치료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성실히 살겠다”고 선처를 구했다.
판결 선고는 내달 20일 재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동물권행동 카라는 재판 전후로 피고인의 엄벌을 촉구하는 피켓팅을 진행했다. 윤성모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재판에서 나온 영상을 보면 고의적이고 잔혹한 학대 행위가 확인된다. (학대 영상이) 너무 끔찍하다”며 “(동물학대 영상과 사진 등을 공유한 오픈채팅방) 고어전문방 사건에서도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형을 구형했지만, 판사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가 솜방망이 처벌을 하지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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