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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논의 끝에 지난 4월 대구시와 구미시, 환경부, 국무조정실, 수자원공사 등이 참여해 대구시의 취수원을 다변화하는 방안을 담아 체결한 협약이 새 시장이 집권하고 한 달여 만에 파기 수순에 들어갔다. 16일 오전 홍준표 대구시장은 “더 이상 물 문제로 구미시장과 협의할 것도 논의할 것도 없다”고 못 박고 나섰고, 오후에는 이종헌 정책총괄단장이 기자실을 찾아 대구시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시장은 이날 본인의 SNS를 통해 “새로 당선된 구미시장이 대구시가 지난 30여 년간 구미공단 폐수 피해를 입고도 참고 인내하면서 맺은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대구시가 수원지를 옮긴 것”이라며 “더 이상 구미시와 수원지 이전 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나는 구미시장의 일방적인 협정 파기를 보고 새로운 수원지 대안을 세운 것에 불과 하다”며 “대구는 대구의 길을 찾아가고, 구미시장은 구미의 길을 찾아 가면 된다. 경북지사가 중재할 일도 없고, 이미 그것은 끝난 사안이다. 더 이상 물 문제로 구미시장과 협의할 것도 논의할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홍 시장의 SNS 게시 이후 대구시는 구미시에 ‘대구시민 건강권 확보를 위한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구미공단 오·폐수 대응 강화와 구미5공단 무방류 시스템 도입을 요청했다. 대구시는 협조 요청을 통해 구미 관내 산업단지 오·폐수 정화 시설 보강, 5국가산단 화학공장과 유독물질 배출 공장 입주 금지 및 오폐수 무방류 시스템 도입, 5국가산단 유치업종 확대 부동의 등의 입장을 전했다.
같은 날 오후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은 이종헌 단장은 일련의 조치가 지난 4월 체결한 ‘맑은 물 나눔과 상생발전에 관한 협정’을 사실상 파기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대구시 동인동 청사 기자실을 찾아 “맑은 물 나눔과 상생 발전 협정서는 사실상 파기하고 환경부에도 조만간 관련 조치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구미시는 구미시의 입장이 ‘협정’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이고, 물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협정’이 사실상 파기되는 수순을 밟는 것의 책임을 대구시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구미시도 이날 오후 자료를 내고 “김천산업단지 폐수가 유입되는 감천이 현 해평취수장의 낙동강 상부에 위치해 폐수 사고에 여전히 노출”된다며 “취수원 구미보 상류 이전에 대한 진지한 검토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특히 구미시는 “2018년 환경부에서 과불화화합물 검출 계기로 낙동강 수질 개선 방안으로 추진되던 ‘폐수무방류시스템’은 연구용역 결과 취소”된 것이라며 “환경부 주관 사업이며, 구미시에서 도입을 거부한 적이 없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낙동강 수질 오염의 원인이 구미시의 산업폐수보다 대구의 생활 폐수라고 강변했다. 구미시는 “산업폐수 방류량은 구미시가 많지만 낙동강 수질 오염 주요인(BOD)으로 산업(7.4%)보다 토지(51.5%), 생활(24.1%) 비중이 높다”며 “대구 하폐수처리장 방류랑(125만 2,580M2/일)은 구미(25만 5,125M2/일)의 5배”라고 밝혔다.
또 2018년 대구에서 구미보다 과불화화합물이 300배 이상 검출된 사실이 있다며 환경부 발표 자료를 근거로 제시했다. 환경부의 2018년 전국 정수장, 산업단지 과불화화합물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성서산단폐수처리장에서 과불화화합물(환경호르몬의 한 종류) 4.8㎍/L가 검출됐다. 같은 시기 구미4단지하수처리장에서 0.016㎍/L가 검출됐다.
구미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지자체장 교체 등 상황과 여건이 달라진 점에서 취수원 문제는 구미보 상류 이전 등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신중히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며 “낙동강 수질개선과 안전한 먹는 물 공급을 위해 중앙부처, 경북도, 대구시 등과 소통과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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