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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가 관내 금호강 주변 산책로 조성에 나서자 환경단체가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수성구는 환경단체 문제제기를 두고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8일 오전, 대구환경운동엽합 등 11개 단체는 수성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강 일대에서 공사 중인 산책로 조성 사업이 야생동·식물 생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반야월습지 일대는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삵 그리고 고라니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의 서식지이자 이동 통로”라며 “자연식생을 걷어내고 산책로를 만드는 것은 전혀 생태적 고려가 안 됐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는 공사 과정 문제도 지적하며,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자생 버드나무 군락지의 버드나무 100여 그루를 벌채해 제방을 받쳐주는 자연 완충 공간을 없애버렸다”며 “공사 현장도 물길이 들이치는 수충부에 해당해서 계속해서 복구공사를 해야한다.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시민사회와 생태전문가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원점 재검토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부터 수성구는 범안대교에서 매호천 합류부에 이르는 곳에 ‘금호강 사색있는 산책로 조성공사(1단계)’를 하고 있다. 수성구는 해당 사업이 낙동강유역환경청의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과 연계한 사업으로, 수성구 역점사업인 ‘생각을 담는 길’의 연결노선이라고 밝혔다. 산책로는 폭 2m에 길이 2.8km로 올해 12월에 공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는 구비 100%로, 9억 7,900만 원이 투입된다. 수성구에 따르면 2단계 사업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시행하는 제방 확장 사업으로, 향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단계 구간과 2단계 구간을 더하면 약 4.2km 정도다. 환경 단체가 문제로 지적하는 곳은 1단계 구간 중 수성구 고산동 일대의 400m 정도 구간이다.
수성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공사를 진행하고 있고, 환경단체의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상훈 수성구 도시국 건설과 팀장은 “폭이 2m에 불과한 작은 길을 내는 사업으로 환경 훼손 의도가 없다. (대구지방환경청에서) 식생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쳤고,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점용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무 관련해서는 공사 구간에 죽어있는 잡목만 제거했을 뿐이지 단체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하천 수위 상승시 산책로 유실이 발생되는 구간에는 돌붙임 시공을 위한 기초 콘크리트 타설 및 돌붙임을 낙동강유역환경청 허가를 받아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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