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전셋집은 어쩌고···홍준표, 남구에 시장 관사 구입

홍준표, 김진태만 관사 사용 입장
대구시, 지난 6월 중순 관사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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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당선자와 함께 전국의 둘 뿐인 관사 출퇴근 단체장이 될 전망이다. 홍 당선자 측은 이미 권영진 대구시장이 살던 관사는 처분하고 새로운 관사를 남구에 마련한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 송파구에 18억 상당의 아파트를 보유한 홍 당선자는 수성구을 국회의원 시절엔 수성구에 전셋집을 마련해 생활했다.

8기 민선 광역단체장 임기 시작을 앞두고 전국의 광역단체장들이 관사 폐지 입장을 속속 밝히고 있다. 이철우도 경북도지사도 논란이 일자 지난 28일 안동 도청 신도시에 단독 주택을 건축한 후 관사는 폐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홍 당선자는 ‘청년의꿈’과 본인의 SNS를 통해 관사 이용에 대한 비판을 ‘쓸데없는 트집’으로 평가하면서 ‘마이 웨이’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9일 내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홍 당선자는 당선 후 권 시장 관사 처분 대금 범위 안에서 수성구가 아닌 지역에 마련하라는 지시를 했고, 대구시는 남구 한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는 50평형대이고 구입가는 9억 원 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권 시장이 생활하던 관사는 2016년 6억 4,800만 원에 마련했지만 가격이 올라 10억 대를 호가하면서 홍 당선자는 9억 원대의 관사를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방선거 당시 홍 당선자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홍 당선자는 서울 송파구에 집을 보유하고 수성구에는 5억 9,000만 원을 들여 전세 생활을 했다. 시장 당선으로 전셋집 보다 약 3억 원 비싼 집에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뉴스민>은 29일 대구시와 인수위원회를 통해 관사의 구체적인 넓이와 매입 가격을 확인하려 했지만 양측은 사실 확인을 서로에게 미루는 모습도 보였다. 권오상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은 “관사 관련은 인수위 공식 외에는 일체 이야기할 수 없다”며 내일신문 보도와 관련해서도 “그런 것이 있는지 인수위 공보관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수위 대변인실 관계자는 “관사 매입은 시청의 소관”이라며 “확인도 시청에 해야 한다”고 확인을 미뤘다. 뒤이어 연락이 닿은 이성원 인수위 대변인은 “이미 밝혔듯 권 시장 거주 숙소 매각 범위 내에서 마련하고, 수성구에서 있을 필요가 없으니 남구쪽에 구하라 해서 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수성구 전셋집이 있음에도 관사를 마련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권 시장도 관사를 사용하고 있었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답했다.

▲홍준표 당선자는 29일 관사 사용 논란을 두고 ‘할 일 없는 트집’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홍 당선자는 청년들과 소통을 위해 마련한 ‘청년의꿈’에서 관련 물음이 나오자 “할일 없는 사람들의 쓸데없는 트집”이라고 평가했고, 자신의 SNS에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홍 당선자는 자신의 SNS에서 “공직자가 지방 근무할 때 기거할 숙소를 제공해 주는 것은 호화 관사 문화와는 다른 것”이라며 “그 지역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외지에 생활 근거지가 있던 사람이 내려오면 최소한의 숙소 문제는 해결해 주어야 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근무지를 옮길 때마다 집을 사고 팔아야 한다면 누가 공직을 맡으려고 하고 지방에 내려 가려고 하겠나”라며 “대구에 근무하러 오는 공직자 분들에게는 대구에 집이 없는 사람에 한해서 우리는 숙소를 제공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만 열심히 해주면 그보다 더한 것도 해줄 수가 있다. 할 일 없이 트집이나 잡는 잘못된 행동들은 이제 자제 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