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에 방점 찍은 홍준표의 ‘파워풀대구’···”복지·노동·환경 비전 부족”

인수위, 홍준표 대구시장 시정 비전 밝히는 기자회견
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케이블카 등 토건개발 치중
시민사회, 노동·복지·환경 비전 부족 지적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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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식 대구시정은 신공항 건설 등 토건 개발에 치중돼 노동·복지·환경 비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구시민사회는 홍준표가 그리는 대구 시정이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28일 홍준표 당선인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는 민선8기 홍준표 대구시장의 시정 비전과 목표를 구체화한 50대 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인수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와 활력이 넘치는 파워풀 대구’라는 시정 비전 아래 ▲미래번영 대구 ▲혁신·행복 대구 ▲글로벌 대구의 3개 목표에 따른 각 중점추진과제 등을 발표했다.

먼저 ‘미래번영 대구’의 중점추진과제는 ‘미래번영 대구’의 주요 공약과제는 대구통합신공항 국비건설, 배후 공항신도시와 공항산단 조성, 5대 미래산업(UAM,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ABB) 집중 육성, 군부대 재배치 및 미군부대 이전, 시청·도청 후적지 개발 등이다.

‘혁신·행복 대구’의 중점추진과제는 댐물을 공급하는 맑은 물 하이웨이, 광역시 최초 어르신 대중교통 무료화, 서민자녀 교육을 지원하는 ‘여민동락 8080’ 등이며, ‘글로벌 대구’의 중점추진과제는 공항 후적지에 대한 두바이방식 개발, 더 큰 대구 순환 도시철도 추진, 금호강 르네상스, 두류공원 첨단테마파크 조성 등이 포함됐다.

▲ 대구광역시장직 인수위원회는 대구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출처= 대구시)

인수위원회의 50대 과제를 접한 대구시민사회는 토건 개발, 기업 규제 완화에 집중돼 시민 정책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정아 민주노총 대구본부 사무처장은 노동 정책 부재를 짚었다. 이 사무처장은 “노동 정책 과제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에 맞춰져 있다. 제조업 산업전환 등 지역에 당면한 노동 과제에 대한 고민이 없다. 건물 하나 짓고, 50년을 책임지는 사업으로 거창하게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은재식 우리복지연합 사무처장은 인수위의 주요 과제를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은 사무처장은 “시대 화두인 포스트 코로나, 불평등, 기후위기 등을 배제한 개발 중심의 청사진으로 시민을 현혹한다. 정작 시민의 삶의 질 공약은 빈약하고 무관심해 보인다”고 말했다.

장정희 녹색당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개발로 인한 환경 문제를 언급했다. 장 사무처장은 “50년을 위한 비전이라면서 전세계적 추세인 탄소중립에 대한 언급은 없다. 두바이식 개발은 건설 회사 배만 불리고 온실가스 배출과 폐기물만 급증하게 될 것이고, 대구시민들의 혈세만 낭비할 것”이라며 “비슬산케이블카 역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반려됐다. 전문가들의 공식적 의견을 뒤집고 토건사업을 추진하는 홍준표 차기 대구시장은 출발부터 신뢰하기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도 “안동댐과 임하댐 물을 쓰겠다는 맑은물 하이웨이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이라며 “오염과 탁수 문제가 심각한데, 이런 물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들여 도수관로를 깐다는 것은 토건족을 위한 돈잔치”라고 지적했다.

인수위 측은 시민사회계의 우려에 대해 “시민사회 쪽에서 아쉬워 하시는 부분은 저희도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앞으로 대구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미래와 번영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 기존에 시에서 집행하던, 잘하고 있는 부분들은 그대로 간다고 보시면 된다”고 설명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