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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최근 불거진 20대 여성직원에 대한 사내 성폭력 의혹에 부실한 대응으로 2차 가해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7일 포스코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설명을 종합하면, 포스코 직원 A 씨는 이달 초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며 경찰에 가해 직원 4명을 신고했다. A 씨가 포스코에서 근무를 시작한 2018년부터 동료·상사로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피해 내용 중에는 지난달 같은 건물에 살던 남성 직원이 B 씨가 A 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A 씨와 B 씨는 포스코가 근속 5년 미만 직원에게 주거 지원한 건물에 살고 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포스코는 직원 4명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B 씨는 퇴실조치했다.
포스코는 23일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포스코는 “최근 발생한 성 윤리 위반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책임을 통감한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자체적으로도 관련자들을 철저히 조사해 문책할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 윤리 추가 집합교육을 하고, 외부 기관을 통해 임직원 인식 수준을 진단해 근본적 쇄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과문 발표 후에도 피해자 보호 조치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의혹 제기 후 즉각적인 피해자·가해자 분리 조치를 포함한 피해자 보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2차 피해가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직장 내 성희롱 사건에서 피해자 가해자 즉각 분리 조치와 피해자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조치는 기본인데 이번 사건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회사 사택(회사 지원) 아래위층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그대로 거주하도록 방치했고, 피해 신고 후 부서 이동한 피해자를 3개월 만에 다시 원래 부서에 복귀시킨 것도 불이익 조치”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분이 공개돼 동료 직원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등의 고통을 겪었다”며 “군대식 조직문화가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포스코 관계자는 “저희 감사실 조사에서는 가해자들이 여전히 부인하고 있어서 사과문 발표도 늦어졌다. 피해 직원도 (회사가 아닌) 경찰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상황”이라며 “해당 직원들은 업무에서 바로 배제했고, 같은 건물에 사는 직원은 퇴실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직권조사를 통해 포스코의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규정 위반 여부 확인에 나섰다. 사업주의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형사입건 등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고용상 성차별, 직장 내 성희롱 등 사업장 내 고용평등 관련 법 위반 가능성이 의심되는 경우 수시감독이나 특별감독 등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여성 근로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심각하게 침해된 상황임을 엄중하게 인식한다”며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 포항지청이 직권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