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함께사는세상의 2인극 ‘아름다운 사람, 아줌마 정혜선’

대구의 손꼽히는 대표적 여성주의 작품
연극 무대로 관객을 끄는 3면 객석의 마당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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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극단 함께사는세상이 소극장 함세상에서 개막한 2인극 ‘아름다운 사람, 아줌마 정혜선’을 25일까지 공연한다. 이번 연극의 극작·연출은 김재석, 배우 박희진(강사 정혜선 역)과 탁정아(사회자 조은정 역)가 3면이 객석인 무대에서 연기를 펼치는 마당극으로 선보인다.

김재석 연출은 “관객, 배우들이 극 전개에 적극 가담할 수 있도록 하였다. 무대와 객석 배치는 ‘연극을 본다’는 기본적 인식을 깨뜨린 탓에 이질적 느낌을 관객에게 안겨 준다. 그 낯선 느낌은 ‘연극을 함께 한다’는 마당극의 공유 정신을 관객에게 일깨우기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고 무대를 설명했다.

▲2인극 ‘아름다운 사람, 아줌마 정혜선’의 주연 탁정아(왼쪽)와 박희진 배우. (사진=정용태 기자)

공연장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공연 소품들이 놓여있고, 나머지 3면으로 관객이 앉을 수 있는 객석이다. 객석을 정돈하고 관객을 맞는 이는 극 중 사회자를 연기하는 탁정아 배우, 그의 말을 따르다 보면 자연스럽게 연극은 막이 오른 상태다.

화려한 이력이 없어도 청중들에게 인기 있는 강사 정혜선은 스스로 아줌마로 자신을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한다. 남편의 폭력으로 파탄난 첫 결혼 생활, 이혼 후 새로운 삶을 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관객들을 연극 속으로 끌어들인다.

공연을 기획한 박연희는 “가정폭력, 성폭력 등 읽기조차 힘든 뉴스를 보며 2000년 초연 된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대구에서 손꼽을 수 있는 여성주의 작품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지역의 우수 공연 레파토리로 다시 한번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정순 나비젠더연구소장은 “직접적인 폭력의 양상이 조금 변했다고 할 수 있으나, 가정폭력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더구나 폭력 피해자 밑에서 자란 자녀들도 가정폭력의 피해자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조명되어야 할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극단 함께사는세상은 1990년 창단한 대구 유일의 마당극 전문극단이다. 2015년 문턱없는 극장을 바라며 소극장 함세상을 개관했다. ‘아름다운 사람, 아줌마 정혜선’은 6월 25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4시에 공연한다.

문의) 053-625-8251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