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방문한다고 지역기자 패싱한 채, 세계가스총회 개회식 열려

개회식 전날 취재 불허 소식 알려
생중계도 하지 않고, 프레스룸 출입도 불허
윤석열, 당선인 시절부터 지역 기자 패싱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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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세계가스총회 개회식에 참석하면서 지역 기자 취재를 막아 논란이다. 지역 행사를 방문하면서 해당 지역 기자들의 취재를 막고 서울에서 꾸려온 풀기자단에만 취재를 허가한 것이다. 현장 생중계도 하지 않아서 지역 기자들은 총회 미디어팀이 제공하는 보도자료나 서울 풀단이 사후에 공유하는 자료 외에는 현장 취재에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지역 언론 취재를 막아와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계속해 받고 있다.

풀기자단은 현실적으로 모든 기자들이 현장에 갈 수 없을 때 대표로 일부 기자를 현장에 보내고 취재된 자료를 다른 기자에게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대구세계가스총회 조직위원회는 사전에 행사 취재를 전담으로 할 기자를 등록받아 미디어풀을 꾸려놨는데, 이들조차 개회식 및 미디어센터 입장을 막아 접근이 불가능했다.

▲대구가스총회에서 사전에 미디어풀로 등록한 취재기자들에게 보낸 안내 메일.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열리는 2022대구세계가스총회(WGC)가 막을 열었다. WGS는 3년마다 열리는 가스 분야 최고 권위의 민간 국제회의로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 신재생 에너지 등 에너지 분야 최신 이슈를 다룬다. 국내외 글로벌 기업 관계자와 국제기구 대표, 각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구를 방문했으며 24일 개회식 이후 콘퍼런스와 전시회, 테크니컬 투어(산업시찰) 등이 예정돼 있다.

24일 일정의 핵심은 윤 대통령이 방문하는 개회식이다.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되며 강주명 국제가스연맹(IGU) 회장의 개회사와 대통령 축사, 축하공연 등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사전에 대구세계가스총회 미디어프레스에 등록해 행사 전반을 취재 중인 기자들은 개회식이 끝날 때 까지 개회식장 및 미디어센터(기자실)에 입장할 수 없다.

안내직원은 “미디어센터와 개회식장이 연결돼 있어, 기자분들의 이동을 모두 막을 수 없어 부득이하게 (미디어센터까지) 출입을 막고 있다. 대통령님이 가시면 출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울에서 구성해 온 풀 기자단만 개회식에 들어갈 수 있다고 우리도 하루 전 전달받았다. 영상 생중계도 따로 해 드릴 수 없다. 행사 후 보도자료로 관련 내용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참석으로 취재 제한을 받은 지역 기자들이 외부에 마련된 공간에서 대기하고 있다.

현장의 취재기자들도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지역의 한 일간지 기자는 “개회식 취재를 아예 막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심지어 이를 알리는 메일도 전날 밤에 받았다. 아무리 개회식에 대통령이 온다지만 행사 자체를 취재하는 것에 해당 일정 취재도 포함인데, 접근 자체를 막으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지역 일정에서 지역 취재기자의 현장 접근을 막는 방식을 고수해왔다. 지난 4월 당선인 시절에도 지역 순회 일정을 소화하면서 서울에서 꾸려진 풀기자단 외 지역 취재기자들의 접근을 막은 바 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