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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3시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주최로 ‘2021년 대구 지역 청년 부채 및 금융피해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청년부채 해결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최유리 디딤 이사장은 “작년 10월 한 달간 대구 지역 청년 523명을 대상으로 금융현황 및 부채와 금융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년층의 부채가 질적, 양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청년층의 부채가 심화되고 있는 주요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생활고였다. 코로나19로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는 비율이 조사대상자의 59.7%나 됐으며, 금융피해 및 사기를 당해 본 비율은 14.0%로 나왔다.
청년들이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불법금융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통계도 확인됐다. 조사대상자의 39.2%가 부채를 가지고 있었으며, 부채보유자의 부채금액은 2018년부터 매년 1,000만 원이 늘어왔다. 대출기관으로는 2, 3금융권(35.8%)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는데, 2020년 조사에 비해 12.4% 증가한 수치였다.
최유리 이사장은 “1년 사이 대구 지역 청년층의 부채 상황이 매우 안 좋아졌다. 청년의 심각한 경제상황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에 대한 제언과 해결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태조사 발표 후에는 엄창옥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한영섭 세상을 바꾸는 금융연구소 소장, 박일남 대구청년센터 성장지원팀 팀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한영섭 소장은 부채 자체보다 상환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소장은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20대 가구의 자산 대비 부채를 살펴보면 39%로, 다른 세대보다 재무 건전성이 매우 취약한 상태”라라고 짚었다.
한 소장은 “세대 간 격차보다 세대 내 격차가 더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 2021년 기준 자산 평균과 자산 중앙값의 격차는 1.78배로 60세 이상 다음으로 격차가 심하다. 20대 안의 이 격차는 세습된 자산의 결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산의 불평등이 세대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일남 팀장은 “미디어를 비롯한 전반의 상황이 청년들이 금융 부채 소용돌이에 빠지게 한다는 분석을 했고, 따라서 정확한 교육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봤다.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건 이 속에서도 누릴 수 있는 안정감이라고 봤다. 대구시도 주민참여예산으로 시작한 ‘청년지급특공대’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기본지식 및 정보와 관련된 강의와 금융 부채에 대한 상담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안내했다.
엄창옥 교수는 “부채는 상환을 위해 예측 가능한 행동을 규정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통제하고 절제하게 한다. 따라서 부채가 높을수록 집단적 저항이 불가능하고 혁명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즉, 부채는 사회를 안전하게 하는 기능으로 작동하며 자본주의 틀을 견고하게 한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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