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비공항론’···무산되면 어떡하나 물음엔 “대통령 약속” 강조만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 토론회
홍준표, 공항 68회 언급하며 약속도 14회 언급

13:50
Voiced by Amazon Polly

지난 2020년 9월 홍준표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후보는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을 국비로 추진하도록 하는 대구통합신공항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이후 홍 후보는 여러 차례 해당 법안이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강조했다. 대통령 선거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19일 열린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준표 경선 후보는 공항만 70회 가량 언급하며 국비 공항 사업 추진을 강조했다.

홍 후보 발언 중 공항을 언급한 횟수만 68회다. 관문공항, TK신공항, 공항특별법 등을 언급하면서 그랬고, 자신의 주도권 토론이나 다른 후보의 주도권 토론에서도 공항 문제를 여러 차례 언급했다. 동시에 홍 후보는 ‘약속’을 14회 함께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국비 공항 추진을 약속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약속했기 때문에 반드시 국비 공항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홍 후보는 “국비 공항으로 한다는 것은 윤석열 후보도 동대구역 유세 때 약속을 했다”며 “이재명 후보도 TK의 정책에 관해선 홍준표 정책을 그대로 이어받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 후보도 지난 대선 때 국비 공항으로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원, 유영하 두 후보는 국비 공항 무산 가능성을 지적했는데, 두 후보가 지적하는 방향은 차이를 보였다. 김 후보는 홍 후보가 대선 기간 중 윤석열 당선인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았기 때문에 국비 공항 추진이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고, 유 후보는 거대 야당이 될 민주당 반대로 무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 과정에서 홍 후보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김 후보와 날카롭게 대립했다.

김 후보는 “대통령 후보들이 약속을 했다고 그것이 다 지킬 것 같으면 대한민국이 천국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공약한 게 1,000가지가 넘는다”며 “홍 후보가 약속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대통령이 돈 쓸데가 많은데 굳이 홍 후보 시장 되셨다고 그걸 더 챙겨주겠는가. 착각 아니냐”고 짚었다.

또 “제가 당선인과 인수위 사무실에서 만나서 안 그래도 물어봤다. ‘형님 하겠습니다’ 하던데 이거 제대로 되겠습니까 했더니, 당선인도 법 개정해야 되고 앞으로 절차가 많은 것 같은데, 사람들 많이 모여 있는 곳에 표 얻으러 가서 그러면 당신이 이야기하면 못 해주겠습니다 이렇게 하겠느냐고 이야길 하더라”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또다시 “참 말씀 못되게 하네요. 내 참, 더 이상 안 하겠지만, 나는 27년 정치하면서 누구 팔아서 정치 해 본 일이 없다”며 “내 힘으로 한다. 대구시장으로 나왔으면 자기가 할 수 있다고 시민에게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고 받아야지, 당선자 팔고, 당선자 사진 붙여놓고 마치 모든 것이 협조해서 할 것처럼 그런 식으로 하는 게 무슨 선거냐. 본인이 자신 없으면 물러나는 게 맞다”고 되받았다.

홍 후보는 민주당이 가덕도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경쟁시키면서 활용만 하고 국비 공항은 추진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유 후보의 우려에는 “만약 민주당의 사실상 실세와 같이 약속을 다 했다면 그게 왜 어렵다고 생각하느냐”고 답할 뿐 구체적인 대안 제시는 하지 않았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