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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국회의원(국민의힘, 수성구을)은 6일 ‘대구 3대 구상, 7대 비전’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50년을 내다보는 7대 비전으로 대구를 확 바꾸겠다”고 밝혔지만, 내용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민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우려가 제기된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 중구에 마련한 경선준비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공약을 발표했다. 홍 의원은 ‘체인지 대구, 다시 대구의 영광을’을 슬로건으로 해서 ▲미래번영 ▲혁신행복 ▲글로벌, 세계로 열린 도시를 3대 구상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7가지 비전으론 ▲통합신공항과 공항산단 조성 ▲미래 첨단산업 육성 ▲공항 후적지 두바이 방식 개발 ▲글로벌 첨단 문화 콘텐츠 도시 ▲금호강 르네상스 ▲맑은 물 하이웨이 ▲미래형 광역도시을 제안했다.
홍 의원은 “대구가 지난 20년 쇠락할 정도로 쇠릭했다. GRDP 전국 꼴찌라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구 미래 50년의 방향성을 마련하겠다. 시정을 맡으면 4년 동안 공약을 완수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기반을 마련하고 기초를 마련하겠다. 그러면 나머진 계속 사업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 의원이 밝힌 ‘50년을 내다보는 비전’에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시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방안이 담기지 않아 우려를 낳는다. 홍 의원은 시민 건강권 문제에 대한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물음에 “제2대구의료원 문제는 시정을 인수한 뒤에, 의료 관계 문제는 그때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와 함께 감염병 문제가 주기별로 찾아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신종인플루엔자,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이어 코로나19까지 매 정부마다 감염병 유행을 경험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이번 코로나19 유행 초기 가장 큰 피해를 겪으면서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공공의료 확충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병원 확충에 미온적이었던 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해 전격적으로 제2대구의료원 건립 추진을 천명하고 지난 3월 로드맵까지 공개한 상태다.
경남도지사 재임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경력이 있는 홍 의원이 제2대구의료원을 포함해 공공의료 정책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우려는 더해지고 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제2의료원도 시장되면 재검토한다. 신청사도 시장되어서 고민하겠다며 마치 시장이 다 된 것처럼 하면서도 포스트 코로나 준비에 대한 언급이 없는 건 지금 시대에 맞는 시장 후보가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은 처장은 “유력 대구시장 후보가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지 않거나 불리하면 되고 나서 검토하겠다고 하는 건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 있다”며 “시장이 되기 전 입장과 청사진을 밝혀주는 것이 시민에 대한 유력 주자로서 도리가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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