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이번에는 가능할까?

대구 진보소수정당, 중대선거구제 도입 촉구 기자회견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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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64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기간 화두였던 정치개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정의당을 비롯한 지역 내 진보소수정당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개혁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에 나섰다.

지난 24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기초의회 중대선거구 도입을 골자로한 공직선거법 개정안(기초의회 중대선거구법)을 전체회의에 상정했지만, 거대 양당의 이견차 큰 상태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당론으로 채택한 더불어민주당은 정의당과 함께 지방선거 전 법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광역의원 정수 조정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두 당이 맞서면서 이번에도 지방의회 선거구 획정은 법정 시한을 넘겼다. 선거구 법정 시한은 선거 180일 전으로 지난해 12월 1일까지였다. 4개월째 국회가 법을 어기고 있는 셈이다.

▲정의당, 기본소득당,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 등은 29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촉구했다.

29일 정의당, 기본소득당,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 등 대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진보소수정당 후보자들과 민주노총 대구본부 등은 대구시청 앞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대구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보수 입장을 대변하는 시민도 있고 중도를 이야기하는 시민도 있을 것이고 진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시민도 있다”며 “비정규직, 여성, 이주, 장애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선거는 최선 보다 차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제도였다”고 개혁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의 선거법에는 기초의회 정수가 ‘2인 이상’으로 규정되어 거대양당의 담합으로 2인 선거구로 쪼개기가 횡행한다”며 “결국 기초의회마저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정당이 독식하고 있다. 이제 다양한 주민의 요구를 제도적으로 담아내는 중대선거구제로 정치개혁의 첫 출발을 하자”고 강조했다.

대구를 비롯한 전국에서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기초의회 선거구 획정 문제로 갈등을 빚는다. 현행 선거법도 한 선거구에 ‘2인 이상’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로 시도선거구획정위원회는 한 선거구에 3~4인을 뽑는 중대선거구를 만드는 개선안을 만든다. 하지만 획정위의 획정안은 각 시도 광역의회 의결을 거쳐야 하고, 해당 의회에서 번번이 2인 선거구로 쪼개지기 일쑤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대구시선거구획정위원회는 4인 선거구를 6개로 늘리는 획정안을 시의회로 보냈지만 시의회는 6개 선거구를 모두 2인 선거구로 쪼갰다. 시의회의 선거구 쪼개기는 2005년부터 반복되어 왔다. (관련기사=‘개구멍’ 잠입, 손전등 의결…대구 4인 선거구 ‘쪼개기’와 저항 13년사(‘18.3.18)) 정개특위에 상정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2인 이상 4인 이하’로 되어 있는 선거구 정수 규정을 3인 또는 4인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뉴스민>이 지난 2014년 지방선거 결과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4인 선거구가 늘어난다고 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양당의 독식 구조가 바로 깨지는 건 아니다. 다만 3, 4인 선거구를 통해 소수정당이 선거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의회 다양성 확보의 기본적인 토대는 마련할 수 있다. (관련기사=4인 선거구를 늘리면, 정말 진보정당이 성장할까?(‘17.11.3))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