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어린이집, 경력 제한 보육교사 채용 공고 논란

다른 시·도 사회서비스원, 어린이집 경력 제한 안 둬
취재 시작되자, "청년일자리 창출 차원···이번에만 한시적으로"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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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회서비스원 산하 대구시청어린이집이 보육교사를 채용하면서 4년 미만 경력자로 대상자를 제한했다. 다른 지역 사회서비스원 산하 어린이집에서는 특별한 경력 제한을 두지 않은 것과 상반된다. 연차가 높은 교사가 국공립 직장 어린이집에서 쫓겨나는 ‘나쁜 업계 분위기’가 반영돼 공공성을 지향해야 하는 사회비스원 설립 이념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구사회서비스원(이하 서비스원)은 지난 1월부터 3월 임용을 위한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 채용 공고를 보면 대구시청어린이집 정규직 보육교사 자격 기준을 ‘경력 4년 미만으로 제한’ 했다. 이전까지는 없던 규정인 데다, 다른 지역 사회서비스원 보육교사 채용에서도 볼 수 없는 기준이다.

홈페이지에서 채용공고가 확인 가능한 서울, 경기, 강원, 광주, 전남 사회서비스원 중에서 보육교사 채용을 하면서 경력 제한을 둔 곳은 확인되지 않는다. 대구시청어린이집은 대구시청 직장어린이집으로, 대구시를 대행해 대구사회서비스원이 운영한다.

▲ 대구시사회서비스원은 지난 1월 17일 채용 공고을 내면서 소속시설인 대구시청어린이집 보육교사를 정규직 채용을 하면서 자격 기준을 ‘경력 4년미만으로 제한’ 했다.

서비스원은 경력 제한 이유에 대해 특별한 규정이 없고 어린이집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어린이집으로 직접 문의하라고 알렸다가, 취재가 본격화된 후 이번 채용에만 한시적으로 이뤄진 조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비스원이 재차 해명하기 전 대구시청어린이집 원장은 <뉴스민>과 통화에서 “어린이집에도 호봉 높은(경력 많은) 분들이 많이 있고, 교사 인건비에 너무 많은 지출을 하면 예산 문제가 생긴다”고 예산 문제를 언급했다.

원장은 “보육교사 양성과정은 인터넷도, 2년차와 4년차, 비전공자 등 다양하게 있다”며 “근무경력이 많다고 해서 교육의 질과 직결되지 않는다. 이미 어린이집에 호봉이 높은 선생님들이 있어서 그분들이 경력 적은 선생님이 들어와도 잘 지도해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원은 원장의 설명을 재확인하는 과정에서 예산 문제는 고려되지 않았다며 원장과 다른 해명을 내놨다. 대구회서비스원 경영지원실 관계자는 “인건비는 보건복지부와 대구시 매칭으로 지급되는 구조인데, 예산 문제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 채용을 장려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이번만 이렇게 채용공고를 냈고, 서비스원 고문변호사를 통해 법에 위반되는 것은 없는지 사전 검토를 했다”며 추가 설명도 덧붙였다.

사회서비스원(희망복지과)과 시청어린이집(출산보육과)을 담당하는 대구시 관련부서는 “다음 채용부터 시정할 것”이라거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경력자를 기피하고, 최저임금 수준인 보육교사 처우를 고려할 때 공공성을 추구해야 할 서비스원 취지에 맞지 않은 채용공고라 비판이 제기된다.

박인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략조직부장은 “사회서비스원이 만들어졌을 때 ‘공공성’을 내세웠는데,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행보”라며 “여성노동자가 99%인 보육교사들에게 경력을 인정해주는 국·공립·직장어린이집은 좋은 일자리로 꼽힌다. 그마저도 경력자들은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민간어린이집으로 등 떠밀린다”고 짚었다.

이어 “당연히 최저임금에 맞춰지는 게 씁쓸한 ‘여성 돌봄노동자’들의 업계 현실”이라면서 “보육교사들이 이런 문제제기를 하면 소위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폐쇄적 어린이집 업계는 이런 문제도 수면 위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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