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토론회, 지지율 선두 임병헌 집중 견제

“임병헌, 구청장 재임 중 남구 인구 감소 커”
임병헌, “미안하지만, 행정 한계 넘어선 일”
정치개혁 질문엔 “주민 뜻대로 무소속 출마, 당선되면 복당”

19:47
Voiced by Amazon Polly

대구남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첫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토론회는 다른 후보들이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임병헌 후보를 집중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수범, 도태우 후보는 임 후보가 남구청장으로 재임하던 12년 동안 남구 인구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임 후보 공약과 주장의 근거도 문제삼았다.

22일 오후 5시 10분부터 대구MBC 중계로 진행된 토론회는 법률에 따라 6명의 후보 중 더불어민주당 백수범, 국민의당 권영현, 무소속 임병헌, 도태우 후보가 참석했다. 주성영, 도건우 두 무소속 후보는 토론회 참석 자격이 충족되지 않아 토론회 종료 후 연설회에 참여했다. 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한 주 후보는 연설회 말미에 임 후보를 콕 집어 비판하기도 했다.

임병헌 후보는 최근 언론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 1위로 발표됐다. <매일신문>이 (주)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 19일 이틀 동안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임 후보는 후보 적합도 24.1%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백수범(16.1%), 도태우(14.6%), 주성영(13.3%), 권영현(7.8%), 도건우(5.3%) 순을 보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22일 대구남구선거방송위원회가 주관하는 중남구 보궐선거 토론회가 열렸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백수범, 권영현, 임병헌, 도태우 후보.

토론회에서 임 후보는 지역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앙의 내리꽂기식 공천에서 탈피해 지역을 잘 아는 후보가 국회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백수범, 도태우 후보는 임 후보가 남구청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인구가 급감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해명을 요구했다.

포문은 백 후보가 열었다. 백 후보는 2차 주도권 토론에서 “임 후보가 남구청장으로 재직하는 12년 동안 남구 인구가 18만에서 15만으로 줄었고, 재정자립도, 지자체별 행복도 순위, 가구주택 보유율 같은 대부분의 지표가 하위로 추락했다”며 “스스로 잘했다고 평가하는데 지표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곧이어 도 후보도 “ 남구 인구감소율을 보면 대구시 감소율 보다 크다”며 “연령대별 증감도 65세 이상은 치솟아가고 청년은 반대로 급격히 감소했다. 급기야 남구는 인구감소지역에 지정됐다. 12년 구정에 어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꼬집었다.

임 후보는 “재정자립도라는 것은 중앙 예산을 많이 얻어오면 떨어지게 되어 있다. 저는 낙후된 남구를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사업하면서 국비 많이 따고 교부세, 교부금을 많이 따와서 재정자립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며 “제가 잘 못 했다면 어떻게 3선이 되고, 지금도 적합도 1위가 나오겠는가, 그건 주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해선 “인구 감소는 대도시의 공통된 현상”이라며 “지역에 따라 늘어나는 곳도 있다. 구청장이 늘리면 좋다는 건 인정한다. 제 임기 중에 줄어서 미안하지만 행정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고 답했다.

백 후보와 도 후보는 임 후보의 공약과 주장도 문제 삼았다. 백 후보는 임 후보의 자연사박물관 건립 공약이 현실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고, 도 후보는 남구 캠프워커 부지 반환과 관련한 주요 결정 시기를 짚으면서 임 후보의 구체적 공과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백 후보는 “자연사 박물관 짓자는 공약 눈에 띈다. 중앙 정부도 국내 화석 표본 확보하지 못해서 사업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확보를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표본을 확보해 자연사 박물관을 만들건가?”라고 물었다.

도 후보는 “미군부대 부지 일부 반환이 구청장 임기 중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했는데, 구청장 재임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12년이고, 동편 구간 부지 반환은 2002년, 서편도로는 최근에 반환이 결정됐는데 임 후보의 공과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임 후보는 “앞산에는 많은 주민이 찾아오고 있다. 앞산은 손대지 않고 주민 여가 건강을 위해 관리를 잘하는 것이 저의 소신”이라며 “앞산 공룡공원도 안된다는 걸 제가 만들었다. 그런 노력으로 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미군부대와 관련해선 “도 후보께서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셔야 한다”며 ‘제 임기 중 동편 도로와 헬기 활주로 계류장 반환이 확정됐고, 대표도서관 유치도 결정됐다”고 말했다.

권영현 후보도 곽상도 의원 문제를 거론하며 임 후보의 정치개혁 방안을 물었는데, 이때 임 후보는 “저는 주민 뜻을 따르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당선되면 복당도 하고 이럴 생각”이라고 답했다.

한편, 백수범 후보와 도태우 후보 간에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특검 문제로 한 차례 논쟁이 붙었다. 도 후보는 “공공기관을 약탈 도구화하고 대법관에 대한 뇌물죄 혐의가 사상 초유로 벌어졌다. 민주당은 앞으론 특검하겠다고 하고 뒤에선 하지 않는다. 국민 기만적 행위”라고 백 후보를 향해 특검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백 후보는 “의혹이 있으면 여야를 막론하고 어떤 방법으로든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 물어야 한다. 특검에 동의한다”며 “윤석열 후보가 대장동 게이트의 그분이 이재명 후보라고 했지만 현직 대법관이라는 게 확인됐다. 50억 받은 곽상도 의원 때문에 중남구 보궐이 생기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