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 전교조 지부장 직권면직하기로

전교조 대구지부, "후속조치의 법적 근거 없어"
"전임자 휴직 거부, 징계는 무효"

15:39

대구교육청이 18일 학교 복귀를 하지 않은 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장의 직권면직 방침을 밝혔다.

손호만 지부장은 앞서 전교조 전임을 위해 휴직 신청을 두 차례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육청은 교육부가 징계 결과를 보고토록 한 18일 징계 방침을 교육부에 알렸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18일 <뉴스민>과의 통화에서 “대구지부장 건으로 징계위원회가 열려서 징계 의견을 제출하면 최종 결정은 인사위원회에서 한다. 면직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인사위 검토 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교조는 ▲전임자 인정 여부는 노사간 협약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며 ▲노동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의 적법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의 전임 휴직 불허와 징계 방침은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법외노조라고 전임자 휴직이 금지되는 것이 아니다. 전임자는 전교조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앞으로 항의 농성이나 집회도 할 계획이다. 부당한 조치에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외노조 후속조치는 정당한 조치?

교육청이 징계 방침을 밝힌 18일, 전교조 대구지부와 참교육전교조지키기대구공대위는 전교조 대구지부 강당에서 ‘전교조 복귀거부 전임자 직권면직 반대와 부당 후속조치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18일 전교조 대구지부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
18일 전교조 대구지부 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

이들은 교육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후속조치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와 법원 모두 “법외노조 역시 단결권, 단체교섭권을 가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재판에서 “‘법외의 노동조합’으로 보는 한 그 단결체가 전혀 아무런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니고 어느 정도의 단체교섭이나 협약체결 능력을 보유한다”고 판시했다.

서울행정법원도 2011년 “법외노조는 근로삼권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가짐과 아울러, 노동조합법이 법내노조에 한하여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항이 아니라면 노조의 설립, 관리, 해산 등에 관한 사항을 규율하는 규정의 적용도 받는다”고 판시했다.

후속조치의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전임자 휴직 거부와 징계 추진은 “무효”라는 것이다.

이들은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되었지만 여전히 헌법노조로서 권리를 가진다”며 “전임자 휴직 등 정상적 노조 활동이 모두 가능하다. 교육부의 부당한 후속조치에 지방교육자치 원칙에 따라 교사 기본권 보호에 앞장서야 할 대구교육청이 칼날을 휘두른다면 교육자의 모습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영희 전교조 지도자문위원은 “전교조 설립 이후 벌어진 사태에 참담하다”라며 “전교조는 참교육을 이야기하며 진실을 가르쳐왔는데 정권은 좌경 의식화라면서 전교조를 탄압해왔다”고 말했다.

권택흥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법은 모든 상황을 일일이 규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판사에게 해석권을 넘겨 준다”라며 “6만 명의 전교조에 해고자 9명이 있다고 ‘자주성’이 없다고 해석한다면 ‘악법’을 이용해 전교조를 탄압하는 것이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