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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50억 클럽’ 의혹을 받던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구속됐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국민의힘이 상식을 갖춘 정당이라면 중·남구 보궐사태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출마하는 이들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사업 편의를 봐준 대가로 시행사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아들을 통해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 곽 씨가 퇴직금으로 받은 50억 원 등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및 뇌물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4일 밤늦게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곽 전 의원 측은 “1차(지난해 11월 청구된 구속영장) 때나 이번이나 크게 추가된 증거도 없는데 왜 법원 판단이 달라졌는지 의문”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곽 전 의원 구속과 별개로 국민의힘은 지난달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정당의 책임정치 구현을 명분으로 귀책 사유가 있는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하지 않기로 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는 공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중·남구 출마를 준비하던 국민의힘 인사 다수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으로 돌아오라는 의미라며 무소속 출마 의지를 밝혔다. 이들 중 다수가 본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13일까지 국민의힘 당적을 유지하다가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할 것으로 전해진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출마를 접으면서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등이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한 상태다. 하지만 주성영 전 국회의원이 출마 기자회견을 곧 가질 것으로 전해졌고,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지난 3일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는 등 국민의힘 계열 후보 난립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계열 후보 난립으로 ‘기회’를 잡은 더불어민주당은 7일 이들을 향해 책임정치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대진 시당 위원장과 최창희 중·남구 예비후보(지역위원장) 등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줄줄이 탈당을 선언하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며 “곽상도 전 의원 구속으로 상처 난 대구시민 자존심과 명예를 다시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중·남구 예비후보인 백수범 변호사는 논평을 내고 “대장동 게이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며 “곽 전 의원이 구속된 만큼, 국민의힘에 몸 담았던 무소속 후보들은 보궐선거에 나올 생각 말고 책임정치를 구현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백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사태는 개인 일탈이 아니”라며 “지역감정을 이용해 지역 정치권력을 수십 년 독점해온 부패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여실히 보여준다. 백수범이 당선된다면 백수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지역 부패 기득권 세력을 심판하고자 하는 구민의 승리와 명예회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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