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반려동물 유실·유기 사례는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유실·유기동물 발생은 총 11만 6,984건으로 전년대비 9.1%(1만 1,733건) 줄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효과로 분석하면서, 일부 지자체의 마당개 중성화 사업도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고 밝혔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2020년 대비 각 12.6%, 2.4%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구, 2020년 대비 12.7% 감소···인구대비 중구에서 발생 많아
경북, 2020년 대비 2.4% 감소···인구대비 발생 전국 6위
동물자유연대가 최근 발행한 ‘2021년 유실·유기동물 분석’ 결과, 17개 시·도 중 경기(2만 3,820건, 20.4%)가 유실·유기동물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대구는 2020년 유실·유기동물 5,042건이 발생했으나, 12.6%(637건) 줄어 2021년 4,405건으로 집계됐다. 경북도 2020년 9,638건에서 2021년 9,410건으로 2.4%(228건) 줄었다.
경북이 대구에 비해 유실·유기동물 발생 건수도 많고, 감소폭도 적었다. 경북은 인구대비 발생현황에서 전국 6위로 유기동물 발생 비율이 높은 편이다. 대구에서는 중구가 인구대비 발생 건수가 많고, 경북에서는 영덕군과 성주군이 많다.
보고서는 2020년에 비해 2021년 유실·유기동물이 감소한 이유로 코로나19 영향을 꼽았다.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은 “일반적으로 유기동물은 외부활동이 늘어나는 여름철에 증가하고, 줄어드는 겨울철에는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로 외부활동이 줄거나 여행이 제한되는 등 생활 패턴이 비교적 단순해지면서 계절 변동성이 약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고양이 입소가 상당 수인 고양이 유기는 예년과 발생 패턴이 유사하지만, 개는 월별 변동폭이 크게 감소했다”며 “외부활동 제한으로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돌보는 시간이 늘면서 분리불안 등 문제행동이 줄고, 양육의 애로사항이 해소된 것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제주, 전국 대비 2배 많은 감소···마당개 중성화 수술 효과 추측
인구대비 발생 건수가 가장 높은 지역은 2020년과 마찬가지로 제주(5,165건)였으나, 전년대비 18.1%(1,138건) 감소해 전국 평균(9.1%)보다 2배 가량 큰 감소폭을 보였다. 보고서는 제주에서 추진 중인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 수술의 효과로 추측했다.
실외사육견 상당수는 비품종견이다. 품종에 따른 발생현황에서도 2020년과 마찬가지로 비품종견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유기견 중 비품종견의 비중은 지난해 76.1%(7만 1,798건)에서 78.3%로 더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농촌을 중심으로 실외사육견(마당개) 번식 또는 유실·유기 문제 해소를 위해 2026년까지 85% 이상 중성화를 완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 대상은 전국 읍·면 지역 암컷으로 37만 5,000마리로 추정된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2021년 유실·유기 발생건 전체(11만 6,984건)를 대상으로 분석해 보고서를 펴냈다. 지난해에도 2016~2020년 유실·유기 동물 분석 보고서를 펴냈고, 실외사육견 중성화 정책 활성화에 기여했다.
채일택 팀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동물 예산은 증가하는데 유기동물이 언제, 어떻게, 왜 발생하는지 정확히 분석해야 그에 맞는 적절한 대책도 나올 수 있다”며 “지난해 펴낸 2016~2020년 유실·유기 동물 분석 보고서로 2022년 정부예산안에 실외사육견 중성화 예산이 반영될 수 있었다. 사후관리가 아닌 예방 차원의 유기동물 정책이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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